▶ ‘황소군단’이끄는 네이트 로빈슨
▶ 5피트9인치 신장에 PO최고 해결사 등극 “하나님이 키 대신 투지 넘치게 주셔”
“저 친구는 코트에 오를 때마다 자신이 거기서 가장 잘하는 선수라고 착각(?) 한다. 그 앞에 르브론 제임스나 코비 브라이언트가 서 있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키가 5피트9인치에 불과한 시카고 불스 가드 네이트 로빈슨(28)을 두고 지난 주 한 NBA 해설가가 한 말이다. 그 키로 NBA에서 뛰고 있다는 자체가 신기하고, 또 지난 3년 동안 유니폼을 여섯 번이나 갈아입은 ‘저니맨’ 신세지만 그에게 너무 큰 경기란 없는 모양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6일 시카고 불스 대 마이애미 히트 NBA 동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2회전 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의 최고 스타는 르브론 제임스(히트)가 아닌 로빈슨이었다. 그가 “뻔뻔하게” 28점으로 폭발, 스팟라이트를 가로채며 디펜딩 챔피언 히트를 쓰러뜨린 경기였다.
하지만 ‘깜짝 선전’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로빈슨은 두 차례나 ‘덩크왕’에 오른 탄력이 압권인데다 20008~09년 시즌 뉴욕 닉스에서 주전으로 뛰면서 게임당 17.2점을 기록한 적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현역 최단신 선수란 ‘약점’이 항상 더 크게 보여서인지 그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지난 3년 연속 시즌 끝에 베테랑 미니멈 연봉만 받는 조건으로 팀을 옮겨야 했다.
항상 자신감이 넘쳐 마다하는 슛이 없는 문제도 있다. 감독이 머리를 쥐어뜯게 만드는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가 지금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불스 주전 가드로 뛰고 있는 이유도 마침내 실력을 인정받아서가 아니다. 팀의 간판스타 포인트가드 데릭 로즈가 무릎부상으로 이번 시즌 단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한데다 그의 백업 커크 하인릭마저 왼쪽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4경기 연속 결장한 덕분에 기회가 온 것이다.
로빈슨은 하인릭이 다치기 전인 1회전 시리즈 3차전까지만 해도 16분을 뛴데 만족해야하는 신세였다.
하지만 로빈슨은 ‘주제’를 모르는 사람이다. 기회가 오자마자 서슴지 않고 ‘주포’를 자청하고 나서 이번 포스트시즌 최고 ‘해결사’로 떠올랐다. 이번 포스트시즌 마지막 4쿼터에 로빈슨보다 많은 점수+어시스트 합계(82)를 올린 선수가 리그 전체에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다. 2위는 케빈 듀란트(오클라호마시티 썬더)지만 로빈슨과 차이가 ‘20’이나 된다.
로빈슨은 히트전 승리를 이끈 후 인터뷰에서 “하나님께서 내게 많은 투지를 주시면서 키는 빼놓으셨는데 언제든지 받아들일 축복”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로빈슨은 보스턴 셀틱스 소속이던 2010년 ‘NBA 파이널스’에서도 글렌 ‘빅 베이비’ 데이비스와 ‘슈렉 & 덩키’ 콤비를 이루며 LA 레이커스를 괴롭힌 적도 있다.
그러고 보면 LA 레이커스나 LA 클리퍼스는 지난 오프시즌 로빈슨과 계약했더라면 지금까지 살아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레이커스는 막판에 가드가 없어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싹쓸이 수모를 당했고, 클리퍼스는 크리스 폴 이외 다른 득점요원이 없어 탈락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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