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쟤가 또 꽃을 피려나봐" 오랫만에 만나 함께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 꽃을 피우던 친구가 갑자기 던진 말이었다. "설마..." " 맞어... 봐봐... 꽃봉오리쟎어." 목련 꽃이 90도가 넘나드는 5월이 되어서 봉오리를 지고 있던 것이었다. 봄이 오기 전 봉오리를 맺고 꽃이 피면 이제 봄인가 보다... 하고 인지한다는 걸 나도 모르는 어린나이에 어른들 사이에서 배웠던 것 같은데..... 우리집 옆 정원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목련은 올해 1월부터 두번의 꽃을 피우고 지어서 떨어진 꽃잎을 청소하며 여러가지 생각을 했던 걸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친구의 집에 있는 목련은 겨울 내내 몇번이나 피었다 지고서도 5월이 되어서 또 꽃을 피우려 하고 있었다.
"설마..." " 맞어" 하면서 둘이 테라스 앞으로 다가갔다.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서 확인하고 싶었던 마음으로.... 꽃봉오리가 맞았다. 순간 내 머리속에 두가지 생각이 들었다. 지구가 온난화 되면서 기후변화가 있더니 식물들도 계절을 잊었구나... 또 하나는 내가 아는 지식과 생각들이 진리가 아니라는 것.... 내가 눈으로 보지 않고 혹 친구와 커피샾에서 만나 이야기했더라면 아마 "설마... 지금 목련이 꽃을 피겠어? 집에가서 다시 확인해봐". 하고 넌지시 믿을 수 없다는 듯 말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 눈앞에서 말이 나옴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어서 난 내가 알던 지식이 잘못되었다라고 느끼기 전에 아~~ 내가 알고 생각하는 것이 전부 맞는 것이 아니라는 걸 먼저 깨달았다. 순간 웃음이 나왔다.
살면서 내가 얼마나 고집스럽게도 나를 믿고 살았는지..... 아이들의 교육 방법부터 가정을 가꾸어가는 방법, 내 일을 하는 방법,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 등 여러가지들... 진리라는 이름 아래 있는 것도 세상의 변화와 함께 변하기도 하는데 하물며 나의 개인적인 생각들만이 옳은 양 그렇게 살아왔던 것 같아 어떤 반성의 미소가 지어졌다. 목련이 두번 꽃을 피면 어떻고 세번, 네번이면 어떠하랴... 우리에게 이쁜 꽃을 선물하면 그만인것을. 목련이 그렇듯 우리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생각들이 다른 사람과 좀 틀리면 어떠하랴. 더불어 사는 세상에 서로에게 기쁨이 되면 그만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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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아티스트 멤버로 활동중인 미술가이자 장애아동 미술치료사. 현재 더블린에서 고제니 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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