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위기가 한창이던 최근 한국을 다녀왔다. 미국 방송마다 북한의 위협소식이 도배를 하고 있을 때 한국에 간다고 하자 주의사람들은 모두 의아해 했다. 특히 아이들은 갑자기 북한 전문가가 되어 한국에 가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대며 반대를 했다. 사실 우리도 슬그머니 걱정이 되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결혼 30주년 핑계로 오래전에 계획했는데 갑자기 바꾸기도 쉽지 않았다.
서울은 평온했다. 아니 물어보는 내가 무안할 지경이었다. 거리는 차량과 사람들로 넘쳐났고 벚꽃 축제와 미 프로야구의 류현진, 추신수 선수의 소식이 우선이었다. 하도 오랫동안 북한의 위협에 단련이 되다 보니 모두 평상심과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는 것 같았다.
서울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도 전혀 동요 없었다. 그들은 자국에서 사는 친척들과 얘기할 때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남한에 쓰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북한과 미국의 싸움이라고 했다.
머리에 폭탄이 날라 올 것을 염려하던 나도 두주가 지나고 돌아올 때쯤 되자 차 뒷좌석에 앉아도 안전벨트도 매지 않고, 변덕스러운 날씨가 더 짜증스러운 안전 불감증 일반시민이 되어가고 있었다.
평소에 문자 메시지를 씹던 애들은 갑자기 효자들이 되어서 카톡에 사진과 메시지를 남기면 재빨리 반응이 왔다. 예기치 않았던 소득이었다. 급 북한전문가가 된 아이들은 한국인의 반응에 목말라 했다. “마치 양치기 소년이 늑대가 왔다고 너무 외친 격이야”라고 썼더니 답이 왔다. “그중 한 마리만으로도 엄청난 일을 낼 수 있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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