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청와대 전 대변인의 워싱턴 한인여성 성추행 사건을 접한 동포사회는 충격과 함께 분노를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대통령의 방미활동을 수행하던 인사가 자신을 돕던 딸 나이 또래의 인턴 여대생에 몹쓸 짓을 했다는데 한국 고위층 인사들의 자질과 도덕성을 지탄하고 나섰다.
10일 본보에 전화를 걸어온 H씨(엘리컷시티 거주)는 “박근혜 대통령은 밤잠 설쳐가며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일하고 있는데 수행인사는 어린 여자와 술 마시다 성추행하다니 너무 어이가 없다”며 “나라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부 C씨(버크 거주)는 “미국 언론에 까지 성추행 사건이 보도되는 걸 보고 자식이 물어보는데 할 말이 없더라”면서 “평소 자식들한테 자랑스러운 모국을 이야기했는데 앞으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낯이 뜨겁다”고 말했다.
L씨(포토맥)는 “한국 상류사회, 엘리트층의 감춰진 수준과 자질이 드러난 것 같아 씁쓸하다”며 “고위 공직자의 도덕불감증과 성에 대한 무절제함이 심각하다"고 혀를 찼다. 이번 사건을 처음 알리며 공론화한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인 미시 USA에는 윤 대변인에 대한 비난 글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A씨는 “내 딸도 지금 인턴십 하고 있는데 한국기업이 아닌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한국인으로 미국에 거주하면서 이리도 쪽팔려보기는 처음”이라고 쓴 소리를 했다.
B씨는 “제 자식 같은 여자 아이를, 인턴십할 정도인 똑똑한 여자 아이를, 그 아이 부모의 아픈 마음을 자식 없는 나도 느낀다”면서 극한 비난을 퍼부었다.
워싱턴 동포사회는 특히 “엉덩이를 움켜쥔 게 아니라 툭툭쳤다”는 윤 대변인의 해명과 청와대의 사과 내용에 피해여성에 대한 언급이 없는데다 황당한 음모설까지 나오자 동포사회를 우습게 여기는 처사라며 더욱 분개하고 있다.
K씨(페어팩스)는 “윤 대변인이 성추행이 아니라는 식의 해명 내용에 자신이 있으면 왜 그리 황급히 도망갔느냐”며 “당당하면 직접 워싱턴에 와서 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했다.
또다른 L씨(저먼타운)는 “막상 일이 터지니 정작 그 피해를 당한 당사자에겐 사과의 한마디 없고 대통령과 국민, 동포사회에만 사과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이는 미국에 사는 동포인 피해 여성은 안중에도 없는 또 다른 오만”이라고 질타했다.
일부 우익 인터넷 언론에서 제기한 음모설은 동포사회의 분노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데일리안’의 한 편집위원은 ‘윤창중은 음모에 걸린 것 같다’는 제하의 칼럼에서 “여자의 존재가 이상하다. 그녀는 이번 박 대통령 미국 방문준비를 위해 임시적으로 채용된 인턴이다. 물론 미 시민권자다. 임시로 채용된 여자가 윤창중과 새벽까지 술을 마신다? 아무리 성에 개방적인 미국 스타일이라도 너무 빠르다. 특히 장소가 호텔이라는 점도 파렴치한 성추행의 피해사실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호텔에 같이 들어간 행위는 둘만의 시간을 허락한 의도가 분명하게 보인다. 강제적인 성추행이 아니라는 긍정적인 신호다. 엉덩이 만진 그 사실을 입증할만한 어떤 근거도 없다. 젖가슴도 아닌 겨우 엉덩이다”고 적었다.
이에 미시 USA에는 “겨우 엉덩이? 정말 피해자랑 부모님 억장 무너지게 하는 기사네요” “니 마누라와 딸도 엉덩이 정도는 겨우니 낯선 남자들이 마음껏 만지게 해라”는 등 비난 글이 폭주하고 있다.
S씨(스프링필드)는 “그 인턴여성이 윤 전 대변인을 수행하는 역할이라고 다 보도됐는데도 호텔 운운하며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런 사람들이 진짜 한국의 국격을 떨어트리고 동포들을 무시하는 저질 인간들”이라고 퍼부었다.
<이종국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