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들어가기 전부터 학교를 아주 싫어했던 아들이 있었습니다. 처음 일년은 프리스쿨에 내가 함께 있었고, 이년째는 첫 학기 혼자 놔뒀는데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울고만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이 아들에게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모든 시간과 열성을 바쳤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세살 터울의 남동생은 큰아들과 완전 반대로 학교 일을 잘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큰 아들 학업에만 열중했습니다. 언젠가 작은 아들이 혼자 공부하다가 “엄마 ,나도 엄마 아들이 맞아요?” 하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큰아들은 무엇이든 손에 쥐어주고, 보여주고, 만지게 하고 , 설명을 하면서직접 실천을 했습니다. 어릴 때 한국 부모들이 시키는 모든 것들, 태권도, 농구, 야구, 육상, 섹스폰, 피아노, 보이 스카우트 등등을 시켰습니다. 때로는 돈과 시간을 낭비한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겨우 통과할 정도의 성적만 받아와도 감지덕지했습니다.
그러나 당연히 대학에 입학해야 한다는 생각만은 늘 주입시켰습니다. 전문학교 입학을 두번 시도하다가 그만 포기할 때, 그렇게 힘들면 그만두지 했더니, ”엄마가 가라고 해서” 꼭 가야만 하는 줄 알았다고 합니다. 사실 고등학교를 졸업한다는 것도 무리일 정도로 힘들어 하는 아들에게 대학에 가야 한다고 주장해온 것은 소외감을받지 않게 하려는 배려였습니다. 나는 “너는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어”란 말을 아끼지 않고 .쏟아부었습니다.
중학교 졸업식을 며칠 앞두고 아들이 졸업을 못할 거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나는 교장선생님에게 아들의 장점을 열거하며 설득했습니다. 그 덕분일까요? 졸업식날 제일 첫번째 장학생 이름이 호명되는데 바로 큰아들의 이름이 들려왔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전부터 웨이터로 7-8년 일하다가 5년전부터 은행에서 일하기 시작한 아들은 지금 서른이 되어갑니다. 열심히 일하고 혼자서 집도 장만한, 으젓한 은행원이 되었습니다. 때때로 엄마를 식사에 초대하기도 합니다. 이번 어머니 날에도 멋진 식당에서 저녁을 사주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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