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필요성 절감한 뒤 후세대 교육에 열의
"한인 차터스쿨 설립해 한국문화교육 이뤄지길"
한국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2세뿐 아니라 입양가족, 다문화가정, 비한인 등 한국어 수요자 폭도 넓어졌다. 또 한국어가 장래에 도움이 되는 경쟁력으로 인식되면서 한국어 교육이야말로 한인사회가 추구해야 할 공동목표가 되었다.
"내가 이민왔던 70-80년대만 해도 아이들에게 한국말 가르칠 생각을 안했어요. 영어만 잘해서 미국사회에 잘 적응하기만 바랬죠. 그러나 지금은 나도 아들도 후회해요. 사회에 진출하고 나니 한국어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거죠."
이민 1세대들의 뼈아픈 경험은 3세인 손자손녀 세대의 조기 한국어교육의 적극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정연 할머니(75)도 아들에게 못시킨 한국어 교육을 손자손녀에게 시키기 위해 오클랜드한국학교에서 점심(매주 한국학교 학생들에게 한국음식 무료 제공)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그는 "베이지역 중국 커뮤니티는 차터스쿨(Charter school)을 설립, 중국문화 교육을 받는 후세대를 키워내고 있다"며 "범 커뮤니티 차원에서 한인 차터스쿨을 세워 3, 4세 뿌리교육뿐 아니라 다민족에게 한국문화를 전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성화 상항한국학교장은 "부정적인 생각에서 자긍심으로 바뀐 학부모들의 한국 인식변화가 최근 몇년간 급속히 이뤄지면서 한국어 교육에 대한 열의가 높아졌다"며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상항한국학교는 이 학교를 거쳐간 2세들이 3세를 데리고 나오며 대를 잇고 있다"고 밝혔다. 권 교장은 "우리학교는 다문화가정(부모 중 1명이 한인) 비율이 40%나 된다"며 "의사, 변호사, 간호원, 애플 디자이너로 전문직에서 일하는 부모들이 한국어 필요성을 절감한 뒤 한국학교에 자녀들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각 한국학교는 한국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권 학생들과 학부모를 위해 영어로 가정통신문을 내보내고 있다. 실리콘밸리한국학교에서는 오는 가을부터 한영반 학부모회가 신설돼 한어권 학부모회와 별도로 운영될 예정이다.
한국학교 관계자들은 "한인 부모들은 자녀가 저학년일수록 주말 한국학교 등록 및 한국어 교육에 적극적"이라며 "한인 정체성 형성과 한·영 이중언어 구사능력, 자녀와의 원활한 의사소통 위해 한국학교에 보내고 있다"고 답했다.
5살에 이민온 미애 로(Rowe, 40 알라메다 거주) SF제너럴호스피탈 간호사는 "어린 딸(소피아, 5)이 한국학교에 와서 한국어뿐 아니라 장구 등 한국문화를 익히는 모습이 뿌듯하다"며 "이중언어 구사력은 장래에 큰 자산이자 장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이원 실리콘밸리한국학교 교사는 "영어가 더 편한 세대가 한국학교 교사가 되는 시기가 곧 올 것"이라며 "한국학교가 코리안아메리칸 정체성 형성의 중심기관으로 성장 발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주 기자>
지난해 5월 재미한국학교북가주협의회 주최 백일장 및 그림그리기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 <사진 김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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