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프레드릭슨 MD 와이코미코 카운티 교육감
메릴랜드주 남쪽 와이코미코 카운티 교육감 존 프레드릭슨 박사의 주머니 속에는 한국어용 포켓용 사전이 항상 들어있다. 앞으로 CD를 이용해 한국어도 본격 배워볼 생각이다. “카운티 내 학교에 다니는 모든 학생의 가정과 연결되는게 목표입니다.” 프레드릭슨 박사는 지역 신문 ‘데일리 타임스(The Daily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한국어를 공부하는 의도를 이렇게 설명했다. 올 가을부터는 각 가정에 보내는 통신문을 영어, 스패니쉬 외에 한국어로도 작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주머니안에 사전 넣어 다니며 공부
“한인 학부모와 한국말 대화 목표”
와이코미코 카운티 교육국 ESOL 프로그램에 등록돼 영어를 배우는 한인 학생은 63명. 물론 전체 한인 학생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여전히 소수인 한인 커뮤니티와 ‘눈높이’를 맞추려 노력하는 프레디릭슨 교육감이 화제가 됐다.
본인도 이민자의 후손인 프레드릭슨 박사는 와이코미코 카운티 교육감으로 두 번 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와이코미코 카운티 내에서 가장 큰 그룹의 소수 인종은 히스패닉계로 68%를 점하고 있고 다음이 불어, 중국어, 베트남어, 한국어 순이다. ESOL을 택하고 있는 학생들의 출신 국가를 보면 모두 27개나 된다.
프레드릭슨 교육감이 학생이 많은 다른 나라의 언어보다 한국어에 더 관심을 갖게 된 데는 카운티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동영 목사(솔즈베리한인장로교회)의 역할이 컸다. 한인 커뮤니티 관련 행사나 업무가 있을 때마다 봉사를 했던 김 목사는 지난 해 카운티 교육국을 설득해 자신의 교회에서 세미나도 열게 했다.
“막 이민 온 한인 가정이 미국 교육제도에 대해 잘 알 리 없죠. 한인부모들을 초청해 필요한 정보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고 카운티 교육국이 적극 협력했습니다.”
이에 이 교회는 부활절 연합예배 등에서 모아진 기금을 카운티 교육국에 후원하며 한인사회의 존재를 알리고 감사를 표했다.
김 목사는 그러나 한 두 번의 세미나 만으로는 부족하다 생각했다. 프레드릭슨 박사에게 공문서나 통신문의 한국어 번역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 목사의 권유가 자극이 된 프레드릭슨 박사는 한국말로 한인 학부모들과 조금이라도 대화를 해보자는 목표까지 품게 됐다.
프레드릭슨 교육감은 본보와의 전화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것은 한인 가정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배움의 끈을 놓고 싶지 않은 욕심도 작용했다”며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 음식에도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도 한국 음식에 친숙해져 있고 자주 아시아계 상점을 찾아 샤핑한다. 프레드릭슨 박사는 “장인은 한국전에서 싸운 재향군인이어서 굳이 한국과의 인연을 따지자면 많다”며 웃었다.
외국어에 소질이 있지는 않다며 겸손해 하지만 프레드릭슨 박사는 이미 스패니쉬를 어느정도 할 수 있다고. 올 여름 한국어 학습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소수 민족에 대한 배려에 이미 존경을 표하고 있다.
그 동안 폭설, 안개 등 날씨 변화로 인해 등교 지연, 수업 취소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영어와 스패니쉬로 자동전화(Robocalls)를 각 가정에 걸어왔던 프레드릭슨 교육감은 올 가을부터 한국어를 추가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 목사는 “교육감이 한국어로 한인 학부모들에게 인사를 하고 최신 소식을 전하는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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