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에게는 말해서는 안 되는 금기사항이 몇 가지 있다. 그 가운데 최고는 말할 것도 없이 성(sex)이라는 괴물이다. 현대와 같은 개방사회라 해도 성문제는 아직도 터놓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굳이 이 문제를 거론하는 이유는 하도 성으로 인한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그것도 대형사고가 여기저기에서 끊임없이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독일의 저명한 신학자 틸리케는 기독교 윤리에 관한 명저 3권을 냈었다. 윤리의 기초, 정치윤리, 성윤리가 바로 그것인데 섹스는 정치 다음으로 중요한 윤리적 이슈라는 뜻이다.
목사에게는 성에 관하여 담담하게 가르쳐야 할 경우가 더러 있다. 결혼준비교육이 대표적이다. 그런 경험을 통하여 정리한 것이 바로 성윤리의 다섯 가지 원칙이다.
첫째, 성은 좋은 것이다. 결코 악한 것이거나 더러운 것이 아니다. 창조주로부터 받은 매우 값진 선물이다. 그런 점에서 성과 연관된 말로 욕을 퍼붓는 것은 창조주의 뜻에 어긋난다.
둘째, 성은 매우 큰 힘을 발휘한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드는 인간의 모든 행동을 성과 관련하여 설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성의 파워는 결코 무시하거나 억압만 해서 될 일이 아니다. ‘경국지색’이라는 표현이 그걸 웅변으로 말한다. 만약 인간에게서 성욕을 뽑아버린다면 인류문명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셋째, 성은 그 자체가 수단이요 도구이지 결코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성이라는 도구는 두 가지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어져야 한다. 먼저는 자녀를 낳는 도구로 사용된다. 성은 생명과 연관된다는 점에서 경외스러운 가치가 있다. 아울러 성은 사랑을 생산하는 도구이다. 정당하게 결혼한 부부의 사랑 증진을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
넷째, 성의 범죄는 그 독소가 매우 커서 자칫하면 인류의 멸망을 초래할 수도 있다. 우선 성범죄는 그것을 좋은 선물로 주신 창조주에 대한 반역이다. 게다가 반드시 상대가 있는 관계적 범죄이다. 그 범죄의 결과는 가정을 파괴하며 그 악영향이 자손 대에까지 끼치게 되고 자주 인간학대, 살인, 재산범죄 등이 동반된다. 성적으로 문란하면 인류문명이 멸망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은 굳이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가 아니어도 누구나 다 안다. 종교도 불륜의 지도자들 때문에 자주 빨강불이 켜지곤 한다. 그래서 성병을 망국병이라고 경계하지 않던가.
마지막으로, 성은 통제되어야 한다. 인격은 자기를 제대로 다스리느냐 못 다스리느냐에 걸려 있다. 신앙도 창조주의 도움을 받아 자기를 통솔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수신제가치국평천하가 유교의 금과옥조가 아닌가.
성의 힘이 엄청나게 큰 만큼 더욱 엄격하게 통제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는 청교도들이 모범이다. 성으로 인한 사고들은 사실 모두 브레이크가 없는 데서 생긴다.
그러나 억압이 최선의 해법은 아니다. 성은 사랑의 언어로는 에로스 곧 육체적 사랑이다. 필리아는 공익적 사랑이고, 아가페는 거룩한 사랑이다. 에로틱 성의 힘은 아기 낳고, 부부끼리 사랑하는 일에 국한되어야 한다. 그러고도 남는 성의 막강한 에너지는 공익적 사랑인 필리아와 거룩한 사랑인 아가페로 승화시켜야 한다.
나다니엘 호던의 소설 ‘주홍 글씨’의 여주인공이 바로 그것을 싱싱하게 보여주지 않던가. 앞가슴에 형벌표지로 달고 다니는 간음(Adultery)의 ‘A’자를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이 천사(Angel)의 ‘A’자로 생각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말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