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집 막둥이 졸업과 함께 짧은 가족 여행을 시작했다. 애리조나에 살고 있는 남동생네로 밤새 달려가서 만남의 기쁨을 안고 가까운 곳에 있는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을 방문했다.
아이들은 다른 나라로 간다는 흥분감에 시끄럽게 재잘거려댔고 정신없는 수다 속에 우린 국경을 넘어 알고도래스라는 멕시코 땅에 들어가 있었다. 사람들에게 흔히 알려지지 않는 멕시코 땅이라 그런지 내가 전에 방문했던 멕시코랑은 많이 달랐다.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는데 그 속에는 9살짜리 조카보다도 훨씬 어려보이는 3-4 살짜리 어린 아이들도 있었다. 110도가 넘는 더위에도 불구하고 도보로 구석구석 살피고 다녔다. 화려한 색채들로 칠해져 있는 건물들과 관광 상품들은 여지없이 멕시코 땅임을 말하고있었다.
점심식사를 멕시코 정통 음식으로 먹겠다던 딸아이는 어느새 포기했고 관광상품을 사달라고 졸라댈 줄 알았던 아이들은 예상과 다르게 행동하고 있었다. 한참을 구경하고 나서 미국땅으로 들어오기 위해 인스팩션 스테이션을 들어가는데 우리의 발목을 잡는 광경이 있었다. 갓난아기를 업은 엄마가 울며 구토를 하는 어린 딸아이를 달래고 있고 그 옆엔 어린 두아이들이 울며 바라보고 있었다. 그 옆엔 또 다른 그룹이 몇 있었는데 몸이 많이 편치 않아 보이는 연세드신 할머니, 작은 껌 통을 들고 하나만 사달라는 아이, 성치 않은 몸으로 토산품을 파는 사람들....
삶의 고난이 보이는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이 있었다. 딸 아이가 나에게 돈을 요구했고 난 딸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듯 지갑을 건넸다. 인스팩션 스테이션을 들어서는 우리 아이들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한참의 침묵을깨고 딸아이가 건넨 첫 말..." 우린 파라다이스에 살고있어요." 다른 아이들이 꼬리를 물듯..."I agree"를 외쳤다. 그냥 말하는것이 아닌 외침이었다. 바쁜 일상에 어렵게 만든 짧은 여행의 시작이 벌써부터 열매를 맺고 있다 생각하니 마음이 흐뭇했다.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말로 표현하지 못한 큰 느낌표가 있으리라. 그 큰 느낌표를 오래 간직했으면... 하는것이 엄마로서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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