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입장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
“사회적 가치관과 종교관 동일시 위험”

연방 대법원이 26일 캘리포니아의 동성결혼 금지법 위헌 판결을 확정해 동성결혼이 허용될 수 있도록 하자 교계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반발 목소리가 크게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내용의 ‘프로포지션 8’을 추진하고 지지했던 단체들은 연방 대법원의 이번 ‘동성결혼 금지 및 동성부부 차별은 위헌’이라는 내용의 판결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굽히지 않는 동시에 법원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난 2008년 동성결혼 금지를 위한 ‘프로포지션 8’ 통과 캠페인을 적극 펼쳤던 북가주지역 한인 교계도 큰 실망감을 표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 동안 동성애와 동성결혼에 대해 적극적인 반대 목소리를 내온 한인 기독교계 관계자들은 이번 연방 대법원 결정에 반발하면서 향후 대응 방향 모색에 고심하고 있다.

우선 당장 북가주 지역 교회협의회 총연합회 (회장 강대은 목사)가 임원회의를 열어 총연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연 총무인 이재석 목사는 사견임을 전제한 뒤 "두 가지 측면이 공존한다"면서 "교회입장과 사회적 측면이 있는데 사회적 측면에서는 평등을 부르짖는 그들의 아픔도 이해는 하지만 목회자의 입장에서 는 용납할 수 없고 성경에도 나오는 죄를 죄가 아니다라고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이어 "하루빨리 임원회의를 통해 입장을 정리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손원배 임마누엘장로교회 담임목사도 "인간존중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이 만드신 가정은 남자와 여자가 한 몸을 이루는 것"이라며 "편의적 흐름에 따른 이번 동성결혼 허용결정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TVNEXT(Traditional Values for Next Generations)의 김새라 사모도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유럽 나라들은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치명적인 성적죄악들을 어린아이들에게까지 저지르고 있다"며 "앞으로 크리스천 학부모들이 성경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자녀들의 가정교육과 교회교육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결혼조직’도 이날 연방대법원의 이번 판결을 “부적절한 판단이며 정의를 잘못 수행한 것”이라 폄하하며 “연방 의회는 계속해서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주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활동을 계속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항하는 투쟁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법적 대처 등을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이번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 북가주 한인들의 경우 대체로 잘못된 결정이라며 반발하는 가운데 사회의 변화에 따른 평등권을 한 차원 높인 결정이라며 찬성하는 한인들도 있는 등 의견이 엇갈렸다.

SV한인회 나기봉 회장은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야기될 수 있는 결정"이라면서 "앞으로 살아가는 사회가 올바르게 존재하지 못하고 인격 형성과정에도 문제가 발생될 것이 뻔하다. 특히 우리 2세들이 혼란을 느낄 수 있는 문제이기에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또한 오클랜드 거주 송모(49)씨는 "대법원 판결이 어른들만을 생각한 것이지 그 뒤에 따르는 입양아이들까지 진정 생각해 봤는지 의심스럽다"면서 "입양된 아이들이 자라면서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어떡할건가? 오히려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라며 대법원 판결이 신중하지 못했음을 질타했다.

반면 서니베일에 사는 김모(34)씨는 "새삼 ‘사람은 평등하다’란 생각과 ‘새시대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교차했다"며 "독실한 크리스찬이라도 마음을 오픈 하고 성적소수자들의 권익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헤이워드에 거주하는 박모(52)씨도 "세상이 변화함에 따라 사회적 기준도 달라졌다"며 "사회적 가치관과 종교관을 동일시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잣대"라고 동성결혼 허용을 찬성했다.

<이광희,신영주 기자>


오클랜드 코리아나 플라자에서 한인들이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 기사가 실린 본보 27일자 신문을 유심있게 살펴보고 있다.<이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