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역이나 지하철역에 열차가 들어오면, 뒤로 물러나라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이는 기류의 속도가 빠른 곳의 압력이 느린 곳의 압력보다 낮아, 자칫하면 몸이 열차 쪽으로 자신도 모르게 밀려가게 되기 때문이다. 누가 뒤에서 밀지 않아도, 이 압력 차이로 진행하는 열차 가까이 서있으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기록 영화나 해군 전투 영화를 보면, 함대가 진행할 때에는 서로 멀리 떨어져 가거나 일직선을 형성하여 진행한다. 여러 대의 함정들이 일제히 평행으로 진행하면, 함정이 진행하는 쪽의 압력이 낮아 서로 충돌하게 된다. 서해상에서 불법 어로하는 중국 어선들이 한국 경비정을 피해 전속으로 달아날 때에도 이들은 평행을 피해서 달아난다.
대기권에는 중력이 작용하고 있어서 어디서나 모든 물질은 지구의 중심을 향하여 떨어진다. 한국에서 요즘 흔히 들리는 투신자살도 이 중력이 없다면 이뤄질 수 없다. 그러니 엄청난 무게의 비행기가 중력을 극복하며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은 인간 공학의 승리라 할 수 있다.
비행기를 설계할 때, 날개 위로는 공기 저항을 최소화해서 유속이 아주 빨라 압력이 낮아지도록 설계하고, 날개 아래로는 공기 저항을 크게 해서 압력이 높아지도록 설계한다. 이 압력 차이로 인해 비행기가 위로 들려서(양력<揚力> 이라고 한다) 중력장을 극복하도록 하는데, 압력 차이는 속도 조절로 이뤄진다.
비행기가 3만 피트 상공을 비행할 때는, 설계에 따라 일정 속도를 유지하면 큰 문제가 없지만 이착륙 시에는 아주 세심한 주의를 기울어야한다. 이륙 시의 3분과 착륙 시의 8분이 파일럿에게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이륙 시에는 그냥 보조날개의 위치를 설정해놓고 전속으로 진행하면 되지만, 착륙 시에는 비행기가 중력장을 극복하면서 착지할 때 충격도 최소화해야하기 때문에 파일럿은 고도와 속도를 계속 점검해야한다.
비행 훈련도 이착륙을 매우 중요시한다. 지난 2001년 9.11 테러 때에는 테러범들이 이착륙 기술은 배울 필요가 없이 공중에서 진행하는 기술만 속성으로 배웠다고 한다. 그들의 목적은 이착륙이 아니라 성공적인 테러였으므로.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항공 214편의 착륙 사고로 인해 다시 한번 착륙 비행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며, 무서운 일인가를 깨닫게 되었다. 게다가 한 중국 여학생이 소방차에 치어 생명을 잃는 일까지 발생했으니 가족은 물론, 뉴스를 접하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항상 우리는 사고나 실수를 통해 배우고 고쳐나가며 발전하고 성장한다. 실수나 잘못을 깨우치지 못하고 그냥 쉬쉬하며 덮는다면 발전이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정직은 최선의 정책”이라고 했던가? 행여 앞으로 이같은 사고가 다시 발생한다면 새로 개정된 규범에 의하여 응급 구조팀들이 더 나은 구조 활동을 벌일 것으로 기대한다.
기본 조사가 끝나고, 활주로 재개방을 위해 사고 비행기의 잔해를 해체하기 전에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을 가봤다. 관광객들과 주민들로 주차장 찾기도 힘들었다. 일반인이 제일 가까이 갈 수 있는 곳이 비행기로 부터 1마일이 채 안되는 곳이었다.
비행기 천정은 불에 타서 사라졌으나 Asiana 라는 이름은 뚜렷이 볼 수 있었다. 그 옆의 활주로로 크고 작은 비행기들이 고도와 속도를 조절하면서 하나씩 안착하고 있었다. 착륙하는 비행기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불현듯 착잡한 심경이 되었다. 저 비행기들은 다 안착해서 터미널로 향하고 있는데, 아시아나 214편은 결승점에 영원히 도달하지 못한 마라톤 선수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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