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글렌데일 `일본군 위안부 기림 소녀상’ 오늘 제막식… 의미와 전망
▶ 한인 커뮤니티 성금·정치력 결집 성과 제2, 제3의 조형물 건립추진도 힘받아
글렌데일 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한인들의 자발적인 성금이 큰 힘이 됐다. 지난 26일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웍(KOWIN) 회원들이 글렌데일시 중앙도서관 공원 평화의 소녀상 부지를 찾아 가주한미포럼과 시의회 관계자들과 함께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가 참혹한 인권 유린을 당한 10대 소녀는 입을 다물고 두 주먹을 움켜쥐었다. 맨발인 소녀의 그림자는 어느덧 할머니가 되어 한 많은 삶을 소리 없이 외치고 있다.
미 서부에서는 최초로 글렌데일에 세워지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기림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의 인권유린 만행을 알리고 전쟁범죄 사죄를 촉구하기 위한 한인사회의 노력이 마침내 첫 결실을 맺는 것이다.
30일(오늘) 역사적인 제막식을 맞아 남가주에서 첫 걸음을 힘차게 내딛는 위안부 기림 조형물 건립 사업의 의미와 경과, 전망을 조명해 본다.
■배경
“‘데이신다이’로 끌려간 어린 소녀들은 고향땅을 밟지 못 한 채 중국과 제3국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한을 덜어줄 조직적인 운동을 펼쳐 나가야 합니다”글렌데일 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이와 같은 한인들의 역사 인식과 일본의 과거사 반성 촉구 노력이 글렌데일 평화의 소녀상 건립과정에서 가장 큰 힘이 됐고, 여기에 글렌데일 시의회의 적극적인 수용 노력이 합쳐져 역사적 성과를 이룰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가주한미포럼을 중심으로 LA 흥사단, 육군학사장교 남가주 동문회, 한미여성회, LA 민주평통, 미주 3.1여성동지회, 파바 국제환경재단 등 한인 청소년과 성인들은 지난 1년 동안 남가주 지역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이 당한 인권유린 역사를 알렸다. 특히 일본극우 세력의 망언과 격렬한 반대 움직임에는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한 연방 의회 위안부 결의안(HR 121) 취지를 설명하며 성숙하게 대응했다.
■경과
글렌데일 시의회는 지난 3월26일 ‘위안부 기림 조형물’ 건립 안건을 승인했다. 이후 글렌데일시는 동북아 역사 전도사가 됐고 일본 정부와 극우단체의 거센 항의를 받아야 했다. 그때마다 글렌데일 시의회는 ‘인권과 인간의 존엄, 반인륜 범죄에 대한 성찰’을 강조했다. 지난해 7월30일 ‘위안부의 날’을 선포한 글렌데일 시의회가 마침내 일본군 성노예 기림 평화의 소녀상을 중앙도서관 공원에 건립한다.
지난 9일 평화의 소녀상 디자인 공청회에서 프랭크 퀸테로·라우라 프리드만·아라 나자리안·자레흐 시나얀 시의원과 데이브 웨버 시장은 “일본군 성노예 운용 역사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반인륜 범죄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역사교육에 나서자”고 다짐했다.
■의의와 전망
사실 지난해 7월 일본군 성노예 기림 운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한인사회 구성원들은 지방자치정부 설득을 놓고 반신반의하기도 했다. 때문에 위안부 기림 조형물 건립운동에 나선 이들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다. 한인사회는 주류사회를 대상으로 정치력을 결집한 ‘풀뿌리 운동의 힘’도 실감했다. 가주한미포럼 윤석원 대표는 “일본군 성노예 기림 조형물 건립은 3만달러 성금을 보내준 한인사회 노력의 결실”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관계자들은 평화의 소녀상이 한국 소녀만 상징한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포럼 측에 따르면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 제국주의 당시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간 ‘한국, 중국, 대만, 네덜란드’ 등 아시아 국가 소녀를 모두를 형상화한다.
글렌데일시 위안부 기림 조형물 제막식을 계기로 제2, 제3의 추가 건립운동도 이미 시작됐다. 윤석원 대표는 “위안부 기림비 건립운동은 일본 사람이나 정부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며 “연방 의회의 결의안 정신에 맞게 전쟁범죄 재발을 막고 인권유린 역사를 기억하자는 다짐으로 다같이 나서자”고 제안했다.
인류 역사의 비극이자 아픔을 형상화한 위안부 기림 조형물에는 ‘인간의 정의’를 되새기자는 한인사회의 바람이 담긴 셈이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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