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학 경쟁 치열, 20대•숙련공 선호
▶ 16~19세 미 실업률 지난달 24%
"20여 군데 전화나 이메일로 여름 방학 동안 일할 구직 신청을 했지만 한 군데도 연락이 없네요."
데이빗 이(17)군은 8월말까지 이어지는 긴 여름 방학을 맞아 지난 5월말부터 요식업소, 주유소, 마켓, 신발과 선물가게 등에 구직 신청서를 보냈지만 깜깜 무소식이다.
캐더린 이(18)양은 2년 전부터 여름 방학이면 일했던 신발가게에 올해도 신청했지만 업주는 “‘이제 20대 직원을 구하려 한다. 다음 기회에 보자’고 말했다”며 아쉬워했다.
이양은 “요즘 경기가 어려워 실업률이 높아서 그런지 예전에 10대들이 몰리던 서머잡의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패스트푸드점의 경우 10대들이 선호하는 파트타임 잡 이었지만 지금은 20, 30대가 몰린다”며 울상을 지었다.
한 한인 업주는 “최근 몇년새 고등학생들만 찾았던 서머잡에 20대들이 몰리고 있다”며 “주인 입장에선 10대에게 추가로 일을 시키려면 버스나 교통편, 시간 등이 걸리는 데 비해 20, 30대는 보통 차가 있기 때문에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습기간이 끝나 일 할만 하면 방학이 끝났다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업주가 볼 때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며 “20, 30대는 파트타임이나 풀타임으로 전환해 일을 계속 하기 때문에 같은 구직 신청자라고 해도 10대보다 책임감도 높고 경험도 풍부한 20대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대학 졸업생까지 가세하면서 구직자의 수준도 높아져 사실상 10대들에게 웬만한 서머잡은 문이 닫힌 지 오래다.
실제로 연방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16~19세의 실업률은 지난달 24.5%로 전국 실업률 7.6%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식당과 소매업소 등 청소년들에게 여름 일자리를 제공해오던 업종들이 청소년 일꾼들의 비율을 줄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DC의 진보정책연구원(Progressive Policy Institute) 이코노미스트 다이애나 캐류는 “원래 20대에 비해 10대의 실업률은 항상 높았지만 요즘 실업률은 심각하게 높은 상태”라며 “경기불황 이후 이같은 트렌드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솔츠만 연구원은 “임금은 높아지고, 불경기가 계속되는 상황이 특히 청소년 구직자들을 어려움에 빠뜨리고 있다”며 “구직 시장에서 청소년들은 자신보다 나이가 더 많고 숙련된 노동자들과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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