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20일-22일 열릴 제11회 코러스 축제가 ‘정미홍’ 홍역을 앓고 있다. 워싱턴한인연합회가 이번 축제의 MC로 정미홍 씨를 선정하자 여성들과 진보인사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또 호남향우회에서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인연합회도 물러서지 않고 ‘종북세력들의 방해책동’이라며 맞받아치는 등 갈등의 수위가 갈수록 고조되는 형국이다. 정미홍 씨는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최근 잇따른 막말 논란을 불러일으킨 화제의 인물이다. 워싱턴한인연합회(회장 린다 한)는 10일 열린 코러스 축제 준비모임에서 정미홍 씨의 MC 선정과 관련한 반대여론을 소개하고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문형 수석부회장은 “정미홍 씨를 MC로 선정한 후 반대전화가 많이 왔는데 남성연대 성재기 대표의 투신자살 이후에는 사흘간 전화가 불이 났다”면서 “이메일도 160통이나 왔다”고 소개했다. 이 수석부회장은 “대부분 여자들이 항의전화를 했다”고 덧붙였다. 린다 한 회장도 “사람 사는 세상 워싱턴과 호남향우회에서 반대하고 있다”면서 “종북세력과 이념이 다른 모임에서 방해하고 있는데 정미홍 MC 선정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워싱턴한인연합회는 앞서 7월10일 열린 회의에서 올해 코러스 축제 사회자로 정미홍 씨가 확정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미홍씨는 1982년-93년까지 KBS 아나운서로 활동했으며 정치권에 발을 담가 서울시 홍보담당관을 거쳐 현재는 더코칭그룹의 대표로 있다. 지난해 19대 총선을 앞두고 서울 서초을 후보로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낙천했다. 정 씨는 지난 5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사건 당시 윤 전 대변인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비난을 샀다. 그는 “아직 수사 중이고 지극히 경범죄로 신고돼 있는 사안인데 성폭행해서 그 사람을 목 졸라서 죽이기라도 한 것 같은 분위기다. 이게 미친 광기가 아니면 뭔가”라고 말했다. 또 “윤창중이 평소 그런 일이 있을 때 도망가는 사람이 아니다”며 “4박5일 바쁜 일정에 새벽 5시까지 술을 마시고 이랬다는 게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정황적으로 과장되게 흘러가는 게 안타깝다”고 윤 전 대변인을 옹호했다.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서도 마치 북한군이 개입한 듯한 발언으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남성연대 성재기 대표 자살사건 당시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교하는 발언으로 비난을 샀다가 이후 사과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치적 막말 논란을 불러일으킨 정씨가 워싱턴 코러스 축제의 MC로 선정된 사실이 알려지자 미주지역 여성들의 커뮤니티 사이트인 ‘미시 USA’ 등에서는 워싱턴한인연합회를 비난하는 항의성 글이 봇물을 이뤘다.
한 여성은 “윤창중 사건으로 굉장히 속상했던 바, 한국의 주류에 있다는 이런 여자가 미주동포들의 속상한 마음을 여지없이 짓밟아 버리는 생각없는 말을 해 굉장히 실망하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도 아닌 이 여자가 워싱턴 한인 축제에 사회자로 나오다니…”라며 개탄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워싱턴한인연합회는 이런 반발여론에도 불구하고 ‘MC 정미홍’을 강행하고 반대세력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린다 한 회장은 “요번에 항의한 사람들을 다 레코드(기록)를 해서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다 잡아가게 할 것”이라면서 “축제장에서 시위하지 못하도록 집회 퍼밋도 못 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이어 “이번에 강력하게 대응해서 ‘사람사는 세상’ 등 이걸로(정미홍 건) 반대하는 사람들을 다 정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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