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동네 여기저기를 산책하다 보면 쉽게 로즈마리를 집 앞 정원에 키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서양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요리에 사용되는 로즈마리 허브처럼 한국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요리에 자주 쓰이는 허브 깻잎……
어릴적 여름에 시골 할머니댁에 가면 텃밭에는 언제나 토마토, 호박, 부추 그리고 깻잎이 자라고 있었다. 그것들을 어른들 몰래 따서 친구들과 소꼽놀이를 하곤 하였다. 그중에서 난 깻잎으로 노는 것을 정말 좋아했는데 잎을 돌돌 말아서 자르면서 할머니의 손국수 만들는 모습도 흉내내어 보고 다른 잎과 꽃들을 위에 올려 여러 예쁜 요리를 만들수 있어서였다. 당연히 깻잎 먹는 것도 좋아하면서 자랐다. 삼겹살과 깻잎, 깻잎볶음, 깻잎찜 등등……
특히 친정 어머니의 깻잎장아찌는 미국 생활을 하는 지금도 그 맛을 잊지 못해 한국에서 공수해 와서 먹고 있다. 이렇게 깻잎을 좋아하는데 미국에서 깻잎을 사려고 한국마트에 갔다간 자주 그 가격만 보고 내려놓을 때가 많았다. 귀하신 깻잎의 몸값….. 그렇다고 깻잎의 향을 잊어버리고 살 순 없어 3년전부터 깻잎을 직접 키우게 되었다. 처음에는 민달팽이들의 공격으로 애써 키운 깻잎모종을 전부 죽여버리기도 하였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집 안에서 씨를 접시 물에 담궈싹을 티우고 작은 컵에 옮겨 심고 싹이 조금 자라면 다시 큰 컵에 그리고 다시 작은 화분, 이렇게 자라게 해서 스티로폼 상자로 만든 나만의 작은 정원에 튼튼한 깻잎모종이 자리잡았다. 민달팽이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 유기농 농법으로 소개된 커피요법을 실행해가며 때때로 징그러운 민달팽이를 잡아주면서 깻잎을 키웠다. 어김없이 올해도 깻잎 정원을 꾸몄다.
그리고 매일 정성스럽게 깻잎에 물을 주고, 가끔 비타민도 주면서 난 깻잎과 이야기를 나눈다. “잘 잤니, 정말 햇볕 뜨겁다” “오늘은 춥다” “튼튼하게 잘 자라라”. 어느덧 깻잎은 나의 친구가 되어 나의 가까이에서 자라고 있다. 조금씩 조금씩 잎을 키워 나에게 자신의 깻잎을 한장 한장 선물로 나누어주며……매일 아침 깻잎의 선물을 하나하나 받다보면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깻잎같이 많은 분들의 도움과 사랑을 받고 자란 나의 삶, 받은 것은 많은데 난 무엇을 얼마나 나누어 주며 살아가고 있는지 부족한 나의 삶을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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