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1달러 지폐를 1달러 보다 비싼 가격에 산다면? 경제학자 마틴 슈빅이 창안한 1달러 경매 게임은 1달러를 경매에 붙였을 때 참가자들이 얼마나 비이성적인 결정을 내리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실험이다. 이 게임을 여러 차례 수행한 결과, 경매 낙찰가가 1달러보다 낮았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고, 평균 경매 낙찰가는 3달러 40센트, 심지어 낙찰가가 20달러에 이르기도 했다.
게임의 룰은 간단하다. 최고가격 낙찰제에 하나의 룰이 더해진다.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을 부른 사람은 자신이 제시한 금액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 낙찰가가 1달러를 넘으면 winner도 손해를 보지만, biggest loser가 되는 것은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을 부른 사람이다. 게임 참가자의 딜레마가 여기서 시작된다. 호가가 1달러를 넘게 되면 서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위 ‘폭탄 돌리기’가 시작된다.
이런 일은 현실세계에서도 일어난다. 비즈니스 세계의 가격, 입찰 경쟁이나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 간의 핵무기 경쟁, 미국의 베트남전쟁 참전 등이 그 예이다. 이와 같이 이성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현상들을 이 실험에 나타난 인간심리의 메커니즘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경제적 이득을 위해 시작한 게임에서 손해볼 줄 알면서도 그간 너무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에 멈출 수 없다고 생각하는 자가당착, 인지부조화 상태의 인간심리를 잘 엿볼 수 있다. 현재 한국 사회의 교육문제도 같은 양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시대의 부모들은 자신들의 노후를 저당 잡히면서까지 경쟁적으로 자녀들의 교육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고 있다. 2-30년 후 그들이 노후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은퇴한다면, 노인층의 빈곤이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까? 그것은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다. 또는 참여하더라도 합리적인 선에서 경쟁을 멈추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처럼 학력 인플레가 심하고, 좋은 대학을 나와야 대접받는 사회에서는 이와 같은 비이성적인 무한경쟁이 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게임의 룰이 바뀌어야 한다. 학벌보다는 능력으로 평가받고, 직무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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