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 앙금으로 만든 일본과자 양갱.
봉준호 감독의 신작 ‘설국열차’가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영화 관람 때 즐기는 팝콘과 콜라 외에 ‘양갱’이 주전부리로 부상하고 있다고 국내 소식통이 전했다.
양갱은 대표적인 일본과자 중 하나로 팥 앙금, 우무, 설탕이나 엿 따위를 함께 쑤어서 굳힌 과자로 일본에서 부르는 ‘요깡’의 다른 말이며 ‘단팥묵’으로 순화해 써야 한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 국내에서 대중화됐으며, 요즘에는 노인들이 자주 찾는 시골의 작은 수퍼마켓에나 가야 볼 수 있는 간식이 됐다.
설국열차를 볼 때 콜라와 함께 양갱을 가져가 먹으면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쉽게 이입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것은 영화 속 ‘단백질 블록’ (사진) 때문이다. 지구에 빙하기가 찾아온 후 생존한 사람들이 모두 타고 있는 열차는 머리 칸부터 꼬리 칸까지 철저히 계급으로 구분돼 있다. 꼬리 칸에 거주하는 하층민들은 배급되는 이 블록만 먹으며 살아가고 있다. 고동색 연질성 작은 벽돌모양이 딱 양갱을 연상시키며 새삼스럽게 양갱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대형 마켓에 들러 양갱을 구해 영화를 보러 갔다거나, 한천가루와 단팥만 있으면 묵을 쑤듯 쉽게 만들 수 있기에 직접 양갱을 만들었다는 사람도 있다.
이 블록의 재료가 무엇인지는 꼬리 칸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다가 후에 드러나는데, 봉 감독과 제작진은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이를 밝히지 말아달라고 청한 바 있다. 혐오감 탓에 양갱을 기피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도 오히려 양갱의 달착지근한 맛이 떠올라 양갱이 먹고 싶다는 의견들이 많다. 개봉 전 ‘설국열차 탑승 페스티벌’을 열었을 때 삶은 달걀과 함께 ‘프로틴 블록’이라는 스티커를 붙인 연양갱을 나눠줬다고도 한다.
봉 감독은 이 단백질 블록은 “양갱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아니다”며 “미술팀에 의뢰해 미역과 설탕을 섞어 원재료와 비슷한 느낌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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