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 볼티모어에서 조그만 사업을 하고 있는 이규찬 씨는 군생활 시절 병영으로 찾아온 프랭클린 래서터 선교사의 커다란 품을 아직도 못 잊고 있다. 40년이 훨씬 넘은 오래 전 일이지만 말이다.
이 씨는 지금이 아니면 기회를 또 찾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어 래서터 선교사를 초청해 감사를 표하기로 했다. 자신이 장로로 시무하고 있는 메릴랜드 세번 소재 풍성한교회(윤병남 목사)에서 오는 25일 열리는 선교사 감사주일 예배는 그렇게 해서 계획됐다. 이 씨가 중학생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래서터(84) 선교사 밑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하다 미국에 와 살고 있는 모든 친구, 선후배를 초청하기로 했다. 1997년 래서터 선교사를 잠깐 뵙고 이후 전화 통화를 해오기는 했지만 정식으로 사은의 자리를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서침례교단의 목사로 교회를 섬기다 1965년 한국으로 파송된 래서터 선교사는 응암성서침례교회를 세워 담임했다. 이 씨는 그 교회를 출석하며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됐다.
래서터 선교사는 학생들을 따로 모아 매주 월요일 영어 성경공부를 인도했고 큼지막한 손으로 텍사스 햄버거를 만들어 대접했다. “선교사님은 사랑의 본체였어요. 그 분이 아니었으면 삭막한 환경에서 자라던 내가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을 제대로 배울 수 있었을까요?”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은 큰 덩치만큼이나 넉넉한 선교사와 한복이 잘 어울리는 사모를 친부모처럼 따랐다. 서양에서 온 여성이 신기해 어린 아이들이 주위에 모여들면 메리 조 스톤 사모는 핸드백에서 립스틱 등 아무 물건이나 꺼내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게 했다.
군종으로 병영생활을 하던 어느 날 래서터 선교사는 그 먼 곳까지 면회를 왔다. 그 때 찍어둔 사진은 이 씨에게 어느 것보다 소중한 보물이다.
“선교사님 덕분에 저를 포함해 많은 친구들이 미국에 온 것 같습니다.”저런 좋은 분이 있는 나라는 어떤 곳일까? 나도 그곳에 가서 공부하고 싶다는 욕구가 선교사를 보며 자연스레 생겨났다. 그런 영향 때문인지 이 씨는 1978년 볼티모어로 이민 왔다. 뉴욕에 있는 박삼양, LA의 후배 이희철 목사, 볼티모어에서 사업하는 친구 장영철. 이번에 왔으면 하는 미국 내 친구들이다. 외국어대 이란어과 장병욱 교수, 대전신학교 김종식 교수 등 래서터 선교사를 통해 꿈을 키우고 사회 지도자로 살아가는 제자들은 한국에도 많다.
확인이 안되서 그렇지 래서터 선교사를 사랑하는 제자들이 미국에 더 있을 것이라는 이 씨는 “이번에 연락이 끊겼던 친구들과 연결되고 선교사 감사예배에도 많이 와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87년 미국으로 돌아와 2010년까지 목회를 하고 현재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에 거주하고 있는 래서터 선교사는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신앙 안에서 훌륭하게 자라준 제자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워싱턴 여행을 생각하면 흥분 된다”고 말했다.
문의 (410)852-9191 윤병남 목사, (443)889-7063 이규찬 장로
주소 506 Benfield Rd., Severn, MD 21146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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