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그대를 찾아갔을 때, 그대의 볼은 복사꽃 같이 발그스레한 빛깔을 띠었고 그 예쁜 얼굴로 살며시 웃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나는 그대의 모습을 보며 진하게 연민의 정을 느끼면서 그대의 손을 꼬옥 잡았고, 그대는 나의 손을 살며시 잡아 주었지요. 나는 그 손을 놓고 오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이미 24살의 새색시로 타주에 살고 있는 딸아이는 아직도 예닐곱살 적의 어린아이 시절을 기억하면서 그대에게 고마움을 전해 달라고 부탁하며 자신도 아줌마를 위해 기도한다고 하더군요.
그대의 병문안을 다녀온 후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 마음에 굳게 닫혀진 빗장을 열다보면 삶의 무게를 안쓰럽게 지탱하면서도 시시각각으로 미래를 향해 옮겨가는 우리들의 발걸음이 마치 구름 위를 걷듯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기사, 우리들은 늘 일상이라는 늪에 빠져 너무나도 작은 일에 매달려 바둥거리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여겨지는군요. 평소에는 남들이 베풀어준 배려가 별로 마음에 다가오지 않을 수 있으며, 또한 무심코 내뱉은 말들이 어떤 누구에게는 장미의 가시가 되어 상대방의 가슴에 피멍을 들게 하기도 하지요.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망각이라는 ‘진통제’ 덕분에 크고 작은 죄의식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는가 하면, 추억이라는 ‘청심환’으로 인해 그동안 잊었던 고마움을 뒤늦게나마 다시 느낄 수 있으니 삶이란 참으로 오묘하다고 하겠습니다.
오늘, 나는 그대가 베풀어준 지난날의 일들을 떠올리면서 거듭 그대에게 감사하며 그대가 지금껏 휘감겨 굽은 산골짜기들을 하나하나 잘 넘어왔듯이 앞으로도 그대는 강인한 마음과 영민한 지혜로 반드시 건강을 조속히 회복할 수 있다고 믿기에 항상 그대를 위해 기도할 것입니다. 부디 그대가 예전의 아름답고 건강한 모습으로 되돌아와 다시금, 따뜻한 찻잔을 손에 들고 푸픈 정원을 함께 거닐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믿음이 돈독하고 소망이 간절한 그대, K 엄마가 사랑스럽습니다. 하루 속히 꼭 회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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