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직장에서 ‘Strength Finder’(강점찾기)라는 테스트를 했다. 마이어 브릭스의 성격 테스트와는 스타일이 다른 것인데, 여러 질문을 통해 한 사람이 공부나 일을 하는 과정, 그리고 다른 이들과 소통할 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긍정적인 성향들을 찾는 것이었다.
여기서 재밌는 점은 이렇게 내 장점들을 알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내 단점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 강점은 ‘지성’ ‘학습자’ ‘입력성’ ‘일관성’ ‘조화’였는데, 진짜 내 장점인지는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성향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수긍이 갔다. 동적인 것보다는 정적인 것을 선호해 책이나 자료를 통해 지식을 얻고 배우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처음 세가지 강점은 대충 맞는 듯싶다. 남들이 트리플 A형이라고 할 정도로 일관성이 깨지는 것과 분란이 생기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나머지 성향들도 틀리진 않은 것 같다.
근데 이렇게 내 장점을 보다보니, 여러 단점도 보이기 시작했다. 일관성과 조화를 유지하는 것을 잘하다 보니 그런 편안함이 깨지는 걸 극도로 싫어했고, 그걸 깨는 사람이 있을 땐 대처를 못하고 당황하기 일쑤였다. 즉 내가 원치 않은 변화가 왔을 때 적응하는 걸 어려워 하는 게 큰 약점이었던 것이다. 사소한 일에 “내가 왜 이렇게 짜증을 내지?” 하고 의문스러웠던 옛날 상황들이 이해가 갔고, 꼭 남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내가 예민해서 충돌이 많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문득 돌이켜보니 “저 사람은 왜 저럴까?”라고 질문을 했던 적이 많았는데, 이젠 “저 사람은 나랑 다른가봐” 하며 넘어가는 너그러움도 키워야 할 것 같다.
여러 장점과 단점은 하나의 뿌리에서 각자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가지고 갈라진 것 같다. 내 강점들을 찾고 보니, 같은 곳에서 뻗어나와 그 반대편에 존재하는 내 단점들이 보였고, “괜찮아, 그 정도는 조금씩 고쳐나가면 돼” 하며 나를 다독이다 보니 남의 실수나 단점도 미워하거나 다그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단점이 장점과 연결되어 있고 긍정적인 부분으로 바뀔 수 있듯, 다른 이들의 단점도 당연히 긍정적인 면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 자신에게 너그럽다면, 남에게도 너그러운 게 당연한 거 아닐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