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자동차의 창가로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운 경치가 보였다. 산, 강, 바람 그리고 구름이 하나가 되어 흘러갔다. “이 장면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본 경치 같지?” 옆에서 운전에 열중인 남편에게 나는 계속 감탄을 자아냈다. 고등학교 때 처음 본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배경과 너무 똑같은 경치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옐로스톤과 몬태나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그날 묵을 미줄라(Missoula)숙소에 도착하였다.
계단에 “A River Runs Through It”라 쓰여 있는 큰 영화 포스터와 두개의 낚싯대가 장식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 남편이 인터넷 검색을 하더니 “그 영화 진짜 여기가 배경이다” 하고 대답해주었다. 예전에 이 영화를 보고 흐르는 강물처럼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많이 고민했던 때가 있었다. 아버지가 하늘나라에 가시고 슬프고 힘들 때 이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의 아버지 모습을 보며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라 많이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엊그제 밤 혼자 이 영화를 다시 보았다. 결혼 전 자주 보던 영화인데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고 키우면서 부모가 된 이후로 본 적은 없었다. 느낌이 새로웠다. 그날도 말하기를 좋아하는 큰 아들은 학교에서 너무 말을 많이 해서 선생님께 경고를 들었단다. 그리고 작은 아들은 4살이지만 아직 말을 잘 못하여 오늘도 언어치료를 받고 왔다. 내 배 속으로 낳았지만 둘은 정말 다르다. 그리고 유학생인 남편은 공부할 시간이 모자란다며 늘 투덜거린다.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하는 가족들 때문에 화가 나 있었다.
영화를 보며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흐르는 강물과 같다. 상처와 아픔, 고통과 미움, 실망과 좌절이 가족 서로에게 있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멈추지 않고 이 모든 것들과 함께 흘러간다. 노먼과 폴의 아버지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필요할 때 사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을 거의 돕지 못합니다. 무엇을 도와야 할지도 모르고 있으며, 때로는 그들이 원치 않는 도움을 줍니다. 이렇게 서로 이해 못하는 사람과 산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완전한 이해 없이도 우리는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습니다.” 이 대사가 나의 심금을 울렸다. 나는 가족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지만 가족이기에 사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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