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학과 접목하는 책임의식,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고 싶다
▶ 지난달 30일 서울대 법대 교수직 퇴임하고 ‘공감’ 이사장 맡아
서울대 법대학장과 한국헌법학회장 및 국가인권위원장 등을 역임했던 안경환 서울대 교수가 북가주를 방문했다.
지난달 30일로 그 동안 몸 담았던 서울대교수직을 공식 퇴임하고 명예교수로 남아 무료 인권 변론에 치중하고 있는 공익 인권법재단 ‘공감’의 이사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는 안 교수를 본보에서 만나 얘기를 나눠봤다.<편집자 주>
- 북가주를 찾은 것은 얼마만인가?
= 지난 2009년 스탠포드대학 주최로 열린 ‘제11회 미국 법학 교수협회 인권연수회’에 잠시 다니러 왔었다. 그 당시 국가인권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시절이었다.
- 이번 방문 목적은?
= 산타클라라 대학 로스쿨 은사이자 20년 가까이 학장을 역임하셨던 조지 알렉산더 교수께서 돌아가셔서 학교차원의 추모 행사를 하는데 초청받아 오게 되었다.
- 북가주와는 인연이 많은 듯하다.
= 깊은 인연이 있다.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산타클라라 대학 로스쿨을 다녔고 또한 2005년에는 초빙교수로 한 학기 동안 강의도 했다.
- 최근 서울대 교수직에서 퇴임하셨는데 소감은?
= 우리 세대에서 서울대의 사회적 역할이 매우 컸기에 개인적으로 명예로웠다. 30년간 몸 담으면서 무거운 책임감이 있었는데 이제 그 책임감에서 해방이 되니까 자유로움이 있다. 좀 더 큰 차원으로 생각하자면 법학교수를 면했기에 이제 법학의 틀 속에서 법학과 접목하는 책임의식이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고 싶다.
- 단행본을 50권 이상 출판하실 정도로 많은 책을 집필하셨는데 가장 애착이 가는 저서가 있다면?
= 내 책들은 그 시대마다, 상황마다 나름대로 우리나라에 어느 모로 유용할까를 생각하면서 쓴 것이다. 한국 최초의 내용들이 많고 실험적이고 문제 제기한 나름 의미 있다. 단지 한국 현대사를 살면서 법학도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던 95년 출판된 ‘법과 문학 사이’라든가 동시대나 아버지 세대의 관심에 대해 쓴 ‘조영래 평전’이나 ‘황용주 그와 박정희의 시대’ 같은 책들이 많은 시간 속에서 축적된 자료를 통해 쓰여진 책이라 할 수 있다.
- 서울대 법대에서 퇴임하신 후 공익 인권법재단 ‘공감’의 이사장을 맡으셨는데 성격과 역할에 대해 알려달라.
= ‘공감’은 국내 최초로 공익활동을 본업으로 삼은 공익변호사단체이다. 지금 공감에서는 여성인권, 장애인권, 이주와 난민, 빈곤과 복지, 취약 노동, 성소수자, 국제인권 등 큰 카테고리 속에서 사회현상의 잘못된 부분을 짚어나가고 고쳐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요즘 한국사회의 화두인 ‘갑’과 ‘을’의 관계에서 ‘을’의 입장을 갑과 대등하거나 균형을 추구한다. 단 정치적인 색채를 가진 사건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는다.
- 인권위원장 재임시 두 분의 대통령을 경험하셨는데?
= 국가인권위원장이라는 자리는 국제 UN총회 결의를 통해 만든 독립기관이고 준 국제기구인데 두 분의 대통령은 절반씩 경험했다. 인권위와 사이가 안 좋기는 둘 다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인권위원장이라는 자리자체를 존중해줬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아예 만나주지를 않았다. 나라 전체에 볼 때는 여러 가지 역할도 했겠으나 인권이라는 차원에서 볼 경우 국제사회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오죽했으면 내가 대통령을 소송까지 했겠는가?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 앞으로 또 언제 북가주를 방문할지 모르겠으나 젊은 법학도로서 그 당시에 이상도 많이 키우고 정도 많이 들었던 지역이다. 사람 관계도 많이 했다. 요즘 와서는 법학뿐만 아니라 문학 쪽, 특히 이병주 국제문학상 등에도 관여하고 있는데 앞으로 올 기회가 있다면 문학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재외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법과 문학이라는 강의 등을 할 생각도 갖고 있다.
<이광희 기자>
지난달 30일 서울대 법대 교수직을 퇴임한 전 인권위원장 안경환 교수가 본보를 방문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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