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재연기 문제가 오늘 열리는 제45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본격 논의된다. 양국 국방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를 하지 않고 앞으로 계속 논의해 나간다는 정도만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관심은 미국이 미사일방어(MD)와 전작권을 연계시킬지 여부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방한 직전 기자간담회에서 전작권 전환을 위해 한국군이 갖춰야 할 역량에 대한 질문에 “MD는 분명히 아주 큰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이 북한 위협 등에 대비한 MD체계에 한국이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 온 점으로 볼 때 연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아가 이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우회적인 압박으로도 볼 수 있다.
우리로서는 난처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먼저 미국식 MD 편입에 소요되는 천문학적 비용이 문제다. 정확한 비용 추계는 어렵지만 미국식 MD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수십조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 해 국방예산을 몽땅 쏟아 부어도 모자랄 정도다. 미국의 동북아 역내 MD 추진을 강하게 비판해 온 중국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미국의 MD시스템을 중국을 견제·봉쇄하기 위한 군사적 포위망으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 6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한 마당에 미국의 MD체계에 편입될 경우 중국과의 마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한반도의 지리적 환경을 고려해 상층 방어 MD인 미국식보다는 하층 방어 MD인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구축하기로 방향을 정한 것도 이런 이유다. 박근혜 대통령도 어제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강력한 한미연합방위체제를 유지하면서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입장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한미가 전작권 재연기와 MD 편입을 교환하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자칫 전작권 재연기에 매달리다 명분도 실리도 잃는 위험한 상황을 맞게 될지 모른다. 국익의 관점에서 냉정하고 치밀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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