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들은 학생일 때 평생 가고픈 길을 찾아 한결같이 나아가지만, 많은 이들은 졸업한 후 여러 경험 끝에 그 길을 찾기도 한다. 그중에선 학부 과정에서 좋은 취업을 위한 이유 하나로 어려운 전공을 선택해 후회하는 친구들도 많다. 대학시절엔 공대, 수학, 경영학 등 어려운 공부를 하느라 고생해서 후회하고, 졸업해선 적성에 안 맞는 일을 하느라 또 후회한다. 오히려 좋아하는 공부를 했다면 재학시절이 즐거웠을 텐데, 고생만 하다 졸업했다는 것이다. 대학을 다니는 방법은 여러가지 있지만, 취업만을 위해 힘든 과목을 이수하고 졸업하는 것이 전부는 아닌 듯싶다.
화공대를 전공했던 내 친구 한 명은 졸업한 후 전혀 다른 길을 택해 인정받는 요리사로 일하다 지금은 벤처기업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 얼마 전 대화를 나누다가 그 친구가 역사에도 굉장한 관심과 지식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가 푸념섞인 투로 “아, 대학 다닐 때 역사강의도 들을 걸. 진짜 재밌게 공부했을 텐데. 부전공이라도 할 걸” 이러는 것이었다.
나 역시 개인적으로 그리스 문학에 관심이 많아서 강의를 한두번 들었는데, 돌이켜보면 내 전공보다 더 즐겁게 공부했던 것 같다. 전공이었던 화학은 고생하고 울면서 공부했는데, 그리스 문학은 진짜 한번 듣고도 쏙쏙 배워졌으니 말이다. 그 당시엔 4년 내에 빨리 졸업하여 다음 과정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전공 외 공부나 활동은 거의 하지를 못했는데, 그러다 보니 대학교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지나쳤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흥미와 재미를 가졌던 학과를 부전공이나 공동전공으로 배우고, 좋아하는 봉사활동도 하면서 경험과 지식을 넓혔으면, 대학이라는 풍요롭고 생동감 있는 곳에서 나를 더 성장시킬 수 있었을 텐데.
그래서 난 요즘 학부과정을 밟고 있는 후배들에게 미래의 직업, 연봉만 보고 대학시절을 보내지 말고, 자신이 흥미를 가지고 있는 과목이나, 특별활동 등 다른 것들도 하며 학생으로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충분히 체험하며 자신을 채워가라고 조언한다. 내가 평생 할 직업만을 찾는 곳이 아니라, 나의 길을 찾으며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경험과 성숙함을 키우는 곳, 그곳이 대학교가 아닌가 싶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