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소란’이 1년6개월 만에 발표한 정규 2집 ‘프린스’는 크게 2가지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음악적인 시도와 사랑에 대한 얘깃거리다.
소란은 팀명과 달리 고급스럽고 감성적인 팝과 모던록을 들려준다. 이번 음반에서는 이런 성향이 한층 풍성해졌다. 밴드 음악의 잠재력을 확인코자 한다.
원래도 사랑을 이야기했지만, 그 결이 더 섬세해졌다. 상대방 때문에 변한 혹은 앞으로 바뀔 자신의 성격을 담담하고 소소하게 전한다.
두 성향이 농축된 노래가 타이틀곡 ‘리코타 치즈 샐러드’이다. 정규 1집 ‘내추럴’의 타이틀곡 ‘살 빼지 마요’에서 통통한 그녀를 하염없이 사랑(혹은 위로)한 남자친구의 프리퀄 격이다.
보컬 겸 리더 고영배(30)는 “토속적인 입맛의 남자와 도시적인 입맛을 가진 여자의 이야기"라면서 “리코다 치즈 샐러드를 아내가 좋아해요. 저도 덕분에 그런 음식을 알게 됐죠. 남자가 여자 덕분에 맛의 신세계를 경험하고 그로 인해 자신을 새로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았어요"라고 소개했다. 1, 2절에 나열되는 각종 음식이 침샘을 자극하는 사이에 사랑의 가능성을 자연스레 발견한다.
음악적인 구조를 살피면, 메탈 리듬이 바탕인 로킹한 곡이다. 그러나 멤버들의 절제 있는 편곡 덕분에 아기자기한 곡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끊어치는 기타 주법이 어려운 곡인데, 기타리스트 이태욱(24)이 드라이브 사운드를 배제하면서 귀여운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1번 트랙 ‘작은 청혼’은 소란이 이번 앨범을 통해 가장 변한 부분을 가장 잘 축약했다. 스트링 세션을 활용하면서도, 조밀하고 단순하게 디자인된 사운드 덕분에 완성도가 높아졌다.
1집에서는 솔직한 밴드 사운드에 주력했다. 이번에는 이처럼 스트링 세션과 브라스 사용을 늘렸다. 단 1개 트랙도 프로그래밍 사운드를 사용하지 않은 점도 특징이다.
<이재훈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