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K리그 6개 구단 “못 뛰게 하라” 결의
구단들의 집단 이기주의에 의해 또 다시 성별논란에 휩싸인 박은선(왼쪽). <연합>
한국 여자실업축구 WK리그 구단들이 박은선(27·서울시청)의 성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 박은선이 내년 WK리그에 뛸 수 없게 해달라는 결의를 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여자축구연맹 관계자는 “서울시청을 제외한 6개 구단 감독 간담회에서 내년에 박은선을 WK리그 경기에 뛰지 못하게 하도록 하는 데 결의했다고 지난주 통보해왔다”면서 “박은선을 계속 경기에 뛰게 하면 리그 자체를 보이콧하겠다고 알려왔다”고 5일 밝혔다. 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리는 WK리그 구단 단장회의에서 서울시청을 제외한 6개 구단이 이 같은 주장으로 서면 결의를 하리라는 것도 알려졌다.
서울시청 소속 골잡이 박은선은 180㎝, 74㎏에 달하는 당당한 체구에 특유의 낮은 목소리 때문에 성별 논란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박은선은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2005년 성인 무대에 데뷔한 이후에도 줄곧 여자 무대에서 뛰어 왔고 지난 2003년 아시아 여자선수권과 미국 여자 월드컵,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5년 동아시아대회 등에서도 여자 대표팀 소속으로 뛰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서울시청측은 한마디로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박은선이 혜성처럼 나타난 선수도 아니고 꾸준히 리그에서 뛰어 왔는데 지금 와서 이러는 것은 헐뜯기”라며 “박은선의 눈부신 활약에 위기감을 느낀 감독들이 뒤늦게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문제는 선수의 인권이 걸린 것”이라며 “6개 구단이 강하게 나오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축구계 관계자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각 구단이 서로 눈치를 보다가 이제야 터진 것 같다”며 “박은선이 이제야 마음잡고 뛰는데 이 같은 일이 논란이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은선은 올 시즌 19골을 올려 득점 부문 선두에 올랐고 단연 ‘군계일학’의 활약으로 하위권이던 서울시청을 올 시즌 정규리그 2위, 챔피언결정전 준우승팀으로 이끌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