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이례적인 기회가 한인 50명에게 주어졌다. LA카운티 셰리프국이 ‘코리안 아메리칸 리더십 아카데미’ 참가자들에게 구치소 ‘트윈타워’를 한인사회에 최초로 개방한 것이다. 이 아카데미는 셰리프국이 한인자문위원회(LAKASA)와 함께 한인사회와의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지난 10월19일과 26일에 진행된 아카데미 과정은 ‘음주 및 약물 중독 문제’ 강의와 스왓팀 및 헬리콥터 구조팀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LA시 다운타운에 위치한 트윈타워 견학은 이번 아카데미 전체 일정 중 하이라이트였다. 오전 7시부터 시작된 이른 일정었지만 프로그램 내내 긴장감을 놓칠 수 없었다. 셰리프국의 차를 타고 들어간 구치소는 삼엄한 경비가 이루어졌고 냉장실 안을 방불케 할 만큼 기온이 낮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오전 강의를 끝내고 생애 처음으로 구치소 내 식당에서 먹은 점심은 맛은 있었지만 마음 편히 먹을 수가 없었다. 경범죄를 저지른 수감자들이 봉사활동 차원으로 교정시설 내 청소를 하기위해 분주히 오고가는 탓이었다.
약 2만명의 수감자들 중 3,000여의 정신이상자들이 속해있는 교정시설을 추위와 긴장 속에서 보낸 3시간은 매우 값진 경험이었다. 아카데미 참가자들도 한결같이 좋은 시간이었다고 만족해했다. 사법당국이 하는 역할을 이해하는 시간을 통해 제도적 방법으로만 공공안전을 지킬 수 없다는 점을 온몸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 참가자는 “이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사법당국이 어떤 일을 하는지 제대로 모를뿐더러 범죄는 개인적인 문제라고만 생각할 뻔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치소 안내를 담당한 한인 경관들은 대부분 수감자들의 유년시절은 사회 소외계층에서 보낸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정시설을 나가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 방치되면 또다시 범죄를 저질러 교정시설로 오는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도둑 하나를 열 포졸이 못 당해낸다’는 한국 속담이 있다. 아무리 감시망을 강화하고 제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사법당국의 힘을 보완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말이다. 아카데미 졸업식에서 리 바카 셰리프국장은 “지역사회의 관심과 협력이 없이는 공공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사법당국이 제 역할을 해내기 위해서 커뮤니티와의 긴밀한 관계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셰리프국은 코리안 아카데미 리더십 아카데미를 연례 행사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사법당국이 한인사회와의 공조를 다지기 위해 나선만큼 한인들도 공공안전을 위한 관심과 협조를 보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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