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A 쿼터백 브렛 헌들리가 3쿼터에 USC 라인배커 드반 케네디의 태클시도를 뿌리치고 러싱 터치다운을 뽑아내고 있다.

UCLA가 대학풋볼 LA 라이벌전에서 ‘숙적’ USC를 완파하고 지난해에이어 2년 연속으로 비공식‘ LA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30일 LA 콜로시엄에서 벌어진팩-12 컨퍼런스 정규시즌 최종전 경기에서 지난주 AP 전국랭킹 22위UCLA는 쿼터백 브렛 헌들리가 패싱으로 208야드, 러싱으로 80야드를 기록하며 2개의 러싱 터치다운(TD)을뽑아내는 활약에 힘입어 숙명의 라이벌이자 23위인 USC를 35-14로 제압, 전통적으로 LA 라이벌전 승자에게 돌아가는 ‘빅토리 벨’을 2년 연속으로 차지했다. UCLA(9승3패)가 적지 LA 콜로시엄에서 USC(9승4패)를꺾은 것은 1997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며 21점차 승리는 1970년 이후UCLA가 USC를 상대로 거둔 최다 점수차 기록이다.

애리조나 스테이트와의 경기에서고배를 마시는 바람에 팩-12 결승 진출 희망이 사라지는 아픔을 맛봤던UCLA는 이날 에드 오저런 감독대행부임이후 뜨거운 상승세를 탔던 USC를 상대로 공수에서 모두 확실하게우위에 있는 모습을 보이며 21점차완승을 거둬 지난주의 아쉬움을 씻어냈고 지난해에 이어 LA 라이벌전 2연승으로 LA의 새로운 ‘풋볼 킹’ 위치를 재확인했다. 특히 불과 2년전0-50으로 참패했던 장소에서 짜릿한복수전에 성공하자 UCLA 선수들은경기 후 필드 중앙의 USC 로고 위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환호하는 등 라이벌전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라인배커 겸 러닝백 마일스 잭이 1쿼터 4분9초를 남기고 3야드 러싱 TD를 성공시켜 7-0 리드를 잡은 UCLA는 2쿼터 초반 디펜시브 엔드 겸 러닝백 에디 반더더즈의 1야드 TD 런으로 리드를 14-0으로 벌렸다. USC는 2쿼터 중반 러닝백 자브리어스 앨런이 11야드 TD 런을 터뜨려점수차를 7점차(14-7)로 좁히며 전반을 마쳤으나 후반들어 UCLA 쿼터백헌들리를 막지 못해 잇달아 TD를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3쿼터 첫공격에서 UCLA는 헌들리의 12야드질주로 TD를 뽑아 21-7로 달아났고USC는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쿼터백 코디 케슬러가 제이비어 그림블에22야드 TD패스를 성공시켜 다시 7점차(21-14)로 쫓아갔으나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UCLA는 다음 공격에서 헌들리의 5야드 TD런으로 다시 14점차(28-14)로 달아난 뒤 4쿼터에선 디펜스가 USC 오펜스를 완벽하게 틀어막고 막판 폴 퍼킨스의 8야드 TD런으로 35-14로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박았다.

이날 패배로 USC의 풀타임 감독직을 원하는 오저런 감독대행의 꿈은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그는 경기후“ 우리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이후 최악의 퍼포먼스였다”면서 “출발부터 러닝도, 패싱도 잘 안되면서 기가 꺾인 것이 매우 실망스럽다. 따로변명할 필요없다. 우리는 잘 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오저런 감독대행은 지난 9월말 해임된 레인 키핀 전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은 뒤최근 5연승을 포함, 6승2패의 호성적을 남겼으나 2패가 USC의 최대 라이벌인 노터데임과 UCLA에 당한 것이어서‘ 대행‘ 꼬리표를 뗄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 UCLA의 짐 모라 감독은 “이동네에서 2연승을 거두면 모든 것이달라지기 시작한다”면서 “내가 고교선수라면 UCLA에서 뛰고 싶을 것이다. 오늘 같은 분위기는 NFL에선 찾아볼 수 없다. 어떤 수퍼보울보다 흥미진진한 경기였다”고 흥분을 감추지않았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