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했니? 아직 안 왔다고?” 전화기로 안타깝게 소포 도착을 확인한다. 뉴욕에서 공부하는 아들이 이번 추수감사절에 오지 못한다고 하자 부랴부랴 일회용 반찬, 라면과 과자 등을 챙겨서 소포로 보내고 확인하는 소리다.
어른이 다된 아들이 밥 챙겨먹지 못할까 걱정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던 남편은 “엄마들은 다 똑 같네”라며 혼잣말 소리를 하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런데 ‘엄마들’이란 말이 가슴에 박혔다. ‘누구? 아, 시어머니.’ 바로 그 순간, 내 모습이 시어머님의 모습과 같음을 깨달았다.
나는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시어머니께서는 가끔 한국에서 김치를 보내주신다. 배추김치, 총각김치, 파김치, 갓김치 뿐 아니라 갖가지 밑반찬들도 보내 주시곤 한다. 그런데 나는 별로 반갑지가 않았다.
어머니 고생하시지 말라고, 여기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심지어는 배달하는 우체국 직원이 냄새나서 싫어한다고 보내지 말라고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배달 예상 날짜에 집에 꼭 있어야 하는 것도 스트레스였다.
그런데 지금 내가 그 시어머니의 위치에서 안타까워하고 있다. 아들의 행복한 미소를 멀리서라도 느끼고 싶어서 굳이 소포를 보내는 엄마의 사랑, 이제야 어머니의 안타까워하시는 잔소리 반, 염려 반의 말씀이 고맙게만 느껴졌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