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 앉아 있기까지 먼 길을 돌아온 것 같아요. 제 영화지만 정말 많은 눈물이 났습니다."
배우 전도연(40)은 영화 `집으로 가는 길’(감독 방은진)에서 사랑하는 남편과 딸이 세상의 전부인 평범한 주부 `정연’을 연기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남미 가이아나에서 프랑스로 원석을 운반하던 중 마약 운반범으로 오인돼 말도 통하지 않는 지구 반대편 낯선 땅에 수감되는 인물이다.
전도연은 4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매순간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상처와 아픔과 슬픔과 고통이 있던 2년 동안 `정연’이 성장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다"며 힘들어했다.
전도연은 756일 동안 낯선 타국에 갇혀 2년이 넘는 세월을 보냈다. 외교부는 외면했고 그녀는 남겨진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타지에서의 외로움, 영양실조 등을 정신력으로 이겨냈다.“3주는 마르티니크에서, 1주는 파리에서 보냈다. 2년의 세월을 똑같이 갇혀있지는 않았지만 고통이 몸으로 느껴졌다. 마음고생이 정말 심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법정 신 마지막에서 최후의 변론을 할 때가 너무 슬펐다. 누구도 타지에서 정연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 처음으로 그녀에게 발언권을 줬다. 그때 굉장히 많이 떨렸다. 온몸에 땀이 나고 힘이 들어갔다. 대사하는 장면을 끝내고 주저앉고 싶을 정도로 떨었던 것 같다." 영화는 2004년 검거돼 2006년 집으로 돌아온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대한민국에서 비행기로 22시간 거리인 마르티니크 섬 감옥에 수감된 거짓말 같은 사실이다. “촬영하는 동안 정말 정연이 되고 싶었다. 2년 동안 그곳에서 힘든 시간을 보낸 것처럼 보이고 싶었다. 실화가 바탕이라 부담도 있었지만 어떻게 하면 영화가 아닌 현실로 와 닿을까 노력을 많이 했다"는 마음이다.
`카운트다운’ 이후 2년 만의 영화다. “공백이 길었다. 우리 영화는 소홀해지기 쉬운 것에 대한 그리움,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영화다. 나도 2년 동안 쉬면서 일과 연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1주 후발 주자로 개봉하는 송강호 주연 `변호인’과의 경쟁에 대해서는 “저 오랜만에 영화 찍잖아요. 피할 수 있으면 정말 피하고 싶었어요"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송강호씨는 영화도 많이 찍고 저는 오랜만에 찍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만나나 싶어요. 맞대결이라고는 하지 말아주세요"라며 웃었다.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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