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배우고 익힌 것을 옳다고 믿는다. 자신이 아는 지식… 아는 사람… 고향 출신은 맹신하고, 알지 못하는 것… 타지방, 낯선 것에는 경계심과 두려움으로 거리를 둔다. 자신이 졸업한 학교, 학설, 종파(종교)에만 집착하는 것도 바로 그곳이 바로 자신이 배우고 익힌 곳(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학이시습’(배우고 익히는) … 교육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예로부터 지식이란 ‘아는 것’(知) 보다는 ‘예절’을 말하는 것이었다.
즉 자신이 아는 것만을 옳다고 우기는 옹졸함보다는 양보하는 예禮… 비록 자신의 관할구역… 자신의 안방일지라도 손님에게 상석을 양보했던 조선시대의 예의야말로… 각박한 우리시대에는 찾아 볼 수 없는 여유와 멋은 아니었을까?학교란 질서와 인성교육을 습득할 수 있는 곳을 말한다. 지식의 공유라고나할까, 사제간의 보이지 않는 인적 교류… 차가운 지식 뿐 아니라 인성을 함께 계발 할 수 있는 것이 학교교육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라할 수 있을 것이다. 시험점수…
피상적인 지식을 강요하고, 경쟁의식만을 부추겨서 급기야는 엘리트 공장으로 전락하고 마는 학벌 위주의 사회일 수록 문제가 많고, 왜 살벌한 사회분쟁으로 끊임없이 반목하고 있는 가를…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는 아닐까? 교육이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학교를 떠올린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그리고 학사, 석사, 박사 학위… 그러나 이런 것들은 상식에 준하는 표면적인 교육이지 인간을 만드는데 실질적으로 절대적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지 모른다. 옛 조선시대에는 선비(양반)와 평민을 구분하는 특성 중의 하나로 풍류… 즉 예藝를 꼽꼰하였다. 너희가 풍류를 아느냐? … 즉 범부는 선비(양반)들의 정신 놀음… ‘시’와 풍류를 즐길 수 있는 기본이 안되어 있다는 뜻이다. 옛날에도 진정한 교육이란 ‘사’자 간판을 위한 맹목적인 교육이 아니라 충효의 ‘예禮’에 더 나아가 풍류의 ‘예藝’를 함께 갖추어야 함을 강조하였던 것 같다.
어느덧 연말… 한 해가 결실없이 훌쩍 지나가고 말았다. 다사다난이라지만 특별한 감동도, 기억에 남는 사건도 없다. 왜 우리 사회(삶)에는 늘 감동이 없는 것일까? 왜 드라마처럼 늘 재미만 추구하고 감동은 찾아오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어쩌면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삶이 존재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오로지 생존과 성공만을 위한 삶… 다른 하나는 (선비의)예가 살아 있는 삶…가끔 음악을 들으면서 하이든에 빠져들 때가 많다. 왜? 그의 음악이 어딘가 신사적이기 때문이다.
그의 현악 4중주들도 맘에 들지만 104편의 교향곡들은 들을 때마다 비감하지도 노골적이지도, 강렬하지도 천박스레 날 뛰지도 않는, 어디까지나 정신적인 중립을 지키고 있는 하이든의 신사도를 느끼곤 한다. 교향곡의 제목에도 기지와 해학이 넘치고 있는데, 교향곡 중 82번은 곰(The Bear) 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이 제목은 음악사전을 집필한 독일의 게르버가 붙인 것인데 4악장이 마치 곰의 춤추는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라고한다. The Bear… 음악 제목으로서는 매우 엉뚱하지만 또 어딘가 창의적인 기대감에 부풀게 되는 교향곡인데, 물론 기대만큼 실망시키지도 않는다. 한마디로 마스터 음악의 평화… 무인지경의 재기… 가득 채워주는 맛… 그것은 하이든이 아니면 들려줄 수 없는 신사 예술의 극치라고나할까? 제목조차 bear… 어딘가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습니까? 진정한 예술은 도에 가깝다. 누구를 유혹하지도, 재주를 부리지도 않는다. 도는 외롭다. 그러나 얼굴에 분칠이 가득하지도… 천박하지도 않다. 동시대 최고의 양반(?) 하이든은 그를 추앙하던 매니아들도 많아서 1786년부터 프랑스 파리 팬들을 위해 6 곡의 교향곡을 남겼는데 그중 첫 곡이 ‘The Bear’ 82번으로 엄청난 히트를 기록한 곡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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