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심리학자가 훈련 교육‘개의 아인슈타인’으로 유명
존 필리박사는 2004년 ‘리코’라는 보더 콜리가 200개 물건의 이름을 인식하게 되었다는 연구결과를 접한 후‘체이서’를 훈련시키기 시작했다. 옆에 수북이 쌓인 장난감들은 체이서가 새 단어를 익히는데 필요한 훈련도구들이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이‘세계에서 가장 머리 좋은 개’로 소개한‘체이서’. 뒤쪽이 그를 강아지 때부터 훈련시켜온 심리학자 존 필리 박사다.
실험은 9년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스파탄버그, 워포드 칼리지에서 은퇴한 심리학 교수 존 필리 박사의 집에서 라켓볼로 시작되었다.“체이서, 이것은 ‘파랑(Blue)’이야” 필리 박사는 다시 “블루”라고 소리치며 파란색 라켓볼을 생후 2개월짜리 보더 콜리종 강아지에게 굴려 보냈다. 체이서가 볼을 입에 물었을 때, 꼬리를 흔들며 온 방을 볼을 쫓아 뛰어 다닐 때 그는 계속“블루”를 반복해주었다. 그것이 체이서가 인간의 언어를 배우는 훈련의 첫 단계였다.
라켓볼 블루 다음엔 오렌지 빛 말 인형 뱀부즐, 삐걱대는 고무 기차 추추, 그리고 신데렐라, 도라, 드럼스틱, 이어즈, 엘모…온 집안엔 장난감이 그득하다. 800개의 동물인형, 116개의 공, 26개의 프리스비가 뒷마당 포치 대형 플라스틱 통들에 담겨있다. 각각의 이름들이 마커로 적혀있다. 이젠 84세인 필리 박사 자신이 다 기억하기가 힘들어서다.
요즘 체이서는 1,000개 이상의 단어를 아는 개로 세계적 명성을 누리고 있다. 인간을 제외하곤 가장 많은 단어를 아는 동물로 인정받았다. 명사 뿐 아니라 동사와 부사, 전치사도 이해한다. 체이서는 보통명사가 서로 다른 물건을 분간한다는 것도 배웠다. ‘볼’이란 둥글거나 튀는 물건을 뜻하고, ‘프리스비’는 뱅글뱅글 돌아가는 디스크란 사실을 인식한 것이다. 체이서는 추론도 할 수 있다. 전혀 들어보지 못한 단어의 새 장난감을 가져오라고 말하면 장난감 더미에서 비슷한 종류의 장난감을 물어온다.
체이서의 언어습득이 진전함에 따라 실험도 진전했다. 필리 박사는 최근 문법의 세 요소를 포함한 명령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공을 가져와”에서 “공을 프리스비 있는 데로 가져가”라고 명령하는 것. 단어가 서로 연결되어 만들어내는 개념을 체이서가 이해한다는 사실은 과학자로서 필리 박사에겐 정말 익사이팅한 일이다.
“앞으로는 문법의 4~5 가지 요소를 넣을 것이다. 돌고래와 침팬지에겐 해본 실험이지만 아직 개에겐 아무도 시도해 본적이 없다”라고 그는 말한다. 필리 박사는 모방은 상상을 필요로 하는데 체이서가 무엇인가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 머릿속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믿는다.
필리의 체이서 훈련이 2010년 세상에 처음 소개된 이후 과학자들은 개 능력의 정도를 탐구하는 그의 과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개의 지능에 대한 새로운 이해, 개의 생각이 얼마나 정교해질 수 있는지 등이 필리 박사 관심의 포인트다.
체이서를 기르기 전부터 필리 박사는 보더 콜리에 흥미를 가졌었다. 보더 콜리(border collie) 견종은 양몰이에 뛰어난 목양견으로 복잡한 명령을 따르는 직관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개들은 새로운 행동을 빨리 배우지만 필리의 경험으로 보면 단어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필리의 리서치 결과에 의하면 개들은 자신의 이름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필리 박사가 67세로 교직에서 은퇴한 후 아내 샐리는 개를 기르자고 제안했다. 집에서 기르던 보더 콜리와 독일 쉐퍼드 혼합종인 ‘야샤’를 잃은 지 10년만이었다. 6월 어느 날 데려 온 암놈 강아지 ‘체이서’는 ‘실험 훈련용’이 아닌 그들 ‘가족’의 일원이었지만 필리 박사는 처음부터 단어를 가르칠 생각이었다.
체이서가 집에 온지 몇 주일이 채 안되었을 때 사이언스 저널에 보도된 한 기사가 필리 박사의 눈길을 끌었다. 200개 이상의 단어를 알고 있는 독일의 보더 콜리 개 ‘리코’에 관한 내용이었다. ‘리코 연구’는 종래엔 인간만이 가졌다고 믿어온 언어 스킬이 다른 종자에도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은퇴한지 8년이나 지났지만 필리의 과학열정은 다시 불타올랐다. 그는 당장 목표를 세웠다 : 체이서에게 1,000개의 단어를 가르치고 이에 관한 논문을 쓰자!최근 그는 새 책을 출판했다. ‘체이서 : 1천개의 단어를 아는 천재 개의 비밀을 밝힌다’ - 하루 5시간씩 체이서와 함께 한 첫 수년에 걸친 훈련기록도 자세히 담겼다. 집 전체에 널려있는 물건들을 발견하고 물어오게 하는 데는 끈기 있는 반복이 요구되었다. 한 가지 훈련에 같은 이름을 40차례씩 되풀이 했고 각 훈련을 하루에 20차례씩 연습했다.
또 그 훈련들을 기억하는지 매달 다시 테스트를 했다. 성공률은 변함없이 언제나 90%를 넘었다. 체이서는 한 번 익힌 훈련은 늘 기억하고 있었다.
필리의 리서치는 2010년 12월8일 발행되었고 1주일이 채 못 되어 46개국에서 보도되었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체이서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머리 좋은 개’라고 제목을 달았고 ‘투데이 쇼’에선 ‘개의 아인슈타인’으로 명명했다.
동물지능 전문가인 듀크 대학의 브라이언 헤어교수는 ‘1세기 여에 과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개’라면서 “특히 체이서가 추론적 사고에 의해 단어를 학습한다는 사실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헤어교수는 금년 초 개의 지능을 테스트하는 웹 앱 ‘독니션(Dognition)를 만들었는데 필리의 리서치가 개의 인지능력 분야에서 결정적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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