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이후 워싱턴 지역에서 발생한 한인 피살사건 가운데 아직까지 범인이 잡히지 않은 미제 살인사건은 모두 1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보가 경찰 측의 자료와 그동안의 보도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다. 이 기간 중 가장 오래된 사건은 ▲나연수 북버지니아 한인회장 피살사건. 1991년 8월 발생한 나 회장(55세) 피살사건은 발발 22년이 지났지만 범인은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나씨는 밤 11시30분경 애난데일에 소재한 자신의 자택 겸 부동산 사무실에서 흉기로 피살당한 채 발견됐다. 당시 한인사회에서는 나씨의 가족이 연관된 청부살인이 아니냐는 설이 파다하게 나돌았다. ▲2001년 7월 일어난 융자업자 박호영 씨(43) 사건도 한인사회를 강타했다. 박 씨는 이날 새벽 훼어팩스 카운티의 클립턴 소재 자택 앞에서 온 몸을 흉기로 난타당한 채 발견됐다 숨졌다. 경찰은 범행수법이 끔찍한데다 사건발생 지역이 우범지대와는 거리가 먼 주택가라 계획적 범행일 가능성에 수사 초점을 맞춰왔으나 아직도 답보 상태다. ▲그해 9월 센터빌 타운 홈에서 흉기로 수차례 찔려 숨진 이혜진 양 사건은 용의자 신원은 확인됐지만 미궁으로 빠졌다. 경찰은 인근 식당에서 일하던 이남규씨(당시 39세)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배했으나 행방이 묘연하다. ▲2002년 2월에는 메릴랜드 실버스프링의 아파트 주차장에서 신요섭씨(25)가 총격을 받고 숨졌다. 경찰은 아무런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수사가 중단된 상태다. ▲2002년 4월에는 리치몬드의 패밀리 밸류 푸드 마켓에서 낸시 조씨(42)가 가게에 침입한 2인조 복면강도가 쏜 총에 맞아 희생됐다. ▲2003년 8월에는 역시 리치몬드에서 OK 씨푸드를 운영하던 홍성진 씨가 흑인강도가 쏜 총에 맞아 숨졌으나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 ▲2006년 11월에는 서갑석씨(59)씨가 대낮 볼티모어 시내에서 한복판에서 차량접촉 사고 후 언쟁을 벌이다 상대방 운전자인 흑인에 의해 칼에 찔려 사망했으나 도망간 범인을 경찰은 끝내 찾지 못했다. ▲2007년 1월에는 노승훈 씨(32)가 가족이 운영하던 리커스토어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후 용의자가 체포됐지만 재판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면서 수사는 답보상태다. ▲2009년 7월에는 볼티모어 카운티 화이트마쉬 지역에서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던 강준암씨(57)가 권총강도에 의해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찰은 흑인 남성 2명을 용의자로 보고 추적중이나 현재까지 범인은 오리무중이다. ▲2010년 10월에는 윤영석 전 워싱턴체육회 이사장 피살사건이 발생했다. 윤씨가 훼어팩스 스테이션 자택에서 피살체로 발견되자 경찰은 전담반을 편성해 광범위한 수사를 펼쳐 범인들의 윤곽은 파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물증 확보에 실패하면서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대부분의 한인피살 미제사건들은 사실상 수사가 중단된 상태라 영구미제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범행에 한인이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은 나연수, 박호영, 이혜진, 윤영석 씨 사건의 경우 결정적 단서나 제보자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워싱턴 한인사회에서는 “장기 미제 사건이 많을수록 치안상태에 대한 한인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재범이 발생할 확률 또한 높아진다”며 경찰 당국의 적극적인 수사를 주문하고 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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