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월마트 등 매장에 나타나는 익명의 천사들가난한 부모들이 예약해 놓은 선물 값 대신 지불
시크릿 산타인‘레이어웨이 산타’로부터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대니얼 드보와 가족.
지난 3년간 크리스마스 무렵이면‘레이어웨이 산타’가 되고 있는 트래비스 메리웨더. 모터사이클 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그는 가난한 타인의 선물 값을 대신 지불하는데 1만6,600달러를 썼다.
크리스마스를 열흘 앞 둔 지난 주말, 코네티컷 주 토링턴에 거주하는 대니얼 두보아는 월마트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추수감사절 후 가격의 10%만 선불하고 예약해둔 장난감의 값을 누군가가 다 지불했으니 아무 때나 와서 가져가라는 내용이었다. 세 아들을 키우는 싱글 엄마인 그가 10살짜리 큰 아들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찜해둔 레고세트였다. 크리스마스 무렵이면 미 전역 대형소매매장에 나타나 선행을 베풀고 있는 익명의 천사들,‘레이어웨이 산타’(layaway santa)의 선물이었다.
그녀는“우리가족이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알아주었으면 한다”면서 이름도 얼굴도 알 수 없는 시크릿 산타에게 감사를 전했다.
원하는 상품을 골라 가격의 일부만 선불한 후 나중에 돈을 다 내면 가져가는 일종의 예약구매인 ‘레이어웨이’는 미국 대공황 시기에 돈이 없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제도였다.
그러나 크레딧카드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거의 사라졌던 레이어웨이는 지난 몇 년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주로 K마트, 월마트, 토이저러스 등에 다시 등장했다. 특히 가난한 부모가 자녀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구입할 때 많이 활용되고 있다.
텍사스 주 버넷에 거주하는 트래비스 메리웨더(29)는 3년째 크리스마스 쇼핑이 시작되는 무렵이면 월마트나 타겟의 ‘레이어웨이 카운터’ 주변에서 시간을 보낸다. 형편이 어려운 타인들에게 깜짝 선물을 주기 위해서다.
텍사스주 바스트롭에서 ‘엔조 커스텀 사이클스’라는 모터사이클 비즈니스를 경영하는 그는 사람들이 예약해둔 장남감과 게임들의 가격을 대신 완납해주는데 지금까지 1만6,500달러를 썼다. 그는 ‘레이어웨이 산타’다. 어떤 사람들은 ‘레이어웨이 천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메리웨더 같은 기부가들은 미 전국 월마트와 K마트, 토이저러스 같은 매장의 레이어웨이 카운터에 나타나 가난한 타인들에게 전혀 예기치 못했던 기쁨을 선사하는 시크릿 산타가 되고 있다.
“난 보통 레이어웨이 카운터 주변에 두 세 시간 정도 머뭅니다. 레이어웨이에 오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가난합니다. 레이어웨이 산타의 도움을 받게 되면 골라놓은 선물도 당장 가져갈 수 있고 돈도 안들고…”라고 메리웨더는 즐겁게 말한다.
그가 타인들의 선물 값을 내주는 산타가 된 것은 우연한 계기에 의해서였다. 2011년 월마트 계산대에서 차례를 기다릴 때였다. 그의 바로 앞에 섰던 여자의 크레딧카드가 한도액 초과인지 결제가 거부되었다. 메리웨더는 당황하는 그 여자가 사려던 물건 값 전부를 대신 내주고 난감한 상황을 해결해주었다. 그때 이후 그는 현재 자신이 거주하는 텍사스와 자신이 자란 오클라호마의 타겟과 월마트의 레이어웨이 카운터를 방문하고 있다. 대부분 레이어웨이 기부가들과 마찬가지로 메리웨더가 대신 돈을 내주는 것은 주로 식료품과 장난감이다.
월마트의 경우 지난 9월 이후 레이어웨이 산타들의 깜짝 선물은 1,000여건으로 집계되고 있다. “정말 놀라운 일이지요.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진정한 미국의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월마트 대변인 다이샤 바넷은 말한다.
2012년 익명의 산타들은 토이저러스에서도 799건의 대신 납부를 행했는데 토이저러스 측은 이 선행에 대한 매칭으로 1건당 200달러씩 15만8,800달러를 불우 어린이들을 위한 장난감 전달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금년에도 같은 방식의 기부를 할 예정이다.
전국의 k마트를 통해선 150만 달러 규모 예약 상품의 잔액이 레이어웨이 산타들에 의해 완납되었고 작년엔 매장에 직접 나가기 힘든 산타 지원자들을 위한 웹사이트도 개설되었다.
“가난한 타인들에게 예기치 못한 깜짝 감동을 선사한다”는 결과는 같지만 산타들의 방식은 각자 다르다. 플로리다의 한 부부는 월마트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힘든 사정을 지인과 이야기하는 것을 지나다 듣고 그녀의 물건 값을 대신 내주었고 1,000달러의 예산을 책정한 캘리포니아의 한 남성은 레이어웨이 고객 명단에서 무작위로 추려 대납해 줄 계획이다.
모바일 마케팅 회사에서 일하는 뉴욕의 리 카차워는 2011년 10월 payawaythelayaway.org라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선행은 하고 싶은데 매장 갈 시간이 없거나 물건 값 전체를 내줄 만큼 돈이 많지 않은 시크릿 산타 지원자들을 위해서다. 사이트를 통한 평균 기부액은 25달러, 첫해 75명이 참여해 2,000달러가 모였고 금년에는 350명, 1만5,000 달러로 늘어났다.
카차워와 몇몇 사람들이 k마트와 토이저러스 매장에 나가 무작위로 수혜대상자를 고를 예정이다. 매장은 수혜대상에 선정된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행운의 기쁜 소식’을 알려주게 된다.
“다행히 우리 부모님은 내게 선물을 사줄 여유가 있었지요. 어릴 적 크리스마스 선물의 기쁨을 아는데…그걸 못 받는 아이들의 심정을 상상해보세요. 지금은 불우한 타인에 향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온정이 얼마나 따뜻하게 전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놀라운 순간입니다”라고 카차워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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