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 치하에서 반공교육을 받은 중고등학교 시절의 나는 대학생들의 데모를 “학생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라며 매우 못마땅하게 여겼다. 안보를 위해서라면 인권과 민주주의는 사치라고 생각하였다. 그랬던 내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대학에 입학하여 정치학 등 사회과학 분야와 특히 한국의 근현대사를 공부하고 난 뒤 부터였다.
그중 내가 많이 분노했던 것은 일제의 앞잡이가 되어 같은 동포를 감시하고 독립운동을 하던 민족주의자들을 잡아들여 고문하던 자들이 해방된 조국에서도 경찰 간부가 되어 자신들의 과거 행동을 정당화하고 위치를 확고히 하고자 그들을 다시 빨갱이로 몰아 잡아들이고 탄압하였다는 것이었다. 이승만 정권하에서는 북한과의 평화통일을 주장하였다고 빨갱이로 몰아 사형시켰고 군사독재정권에서도 수많은 민주인사와 학생들 노동자들을 또한 빨갱이라 하며 탄압하였다.
작년 대선에 군 기관과 국가 정보기관이 적극적으로 이에 개입한 증거들이 속속 밝혀져 이를 공정히 수사함이 당연한데 자기들의 수사지시를 따르지 않는다고 독립수사기관의 장을 비열한 방법으로 사퇴케 하고 수사 외압을 폭로한 경찰과 담당 검사장에게 불이익 처분을 하는 등 도저히 민주국가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정한 수사와 책임자들의 처벌과 사퇴를 요구하는 여러 종교기관과 단체들의 주장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런데도 그런 이들을 빨갱이로 몰아가는, 60년도 더 된 ‘빨갱이 놀이’를 하고 있다. 이제는 정말 지겹다.
아내가 정성껏 끓여준 곰국도 3일 먹으면 질리고 아이들도 새로운 장난감을 사주면 하루 이틀 놀고 나서는 눈길도 안 주는데 저들은 아직도 오래된 놀이가 여전히 재미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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