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초의 교황인 바오로 12세는 “자연과 초자연은 칼로 무 자르듯 쪼갤 수 없다”라고 설파한 바 있다. 그 말은 지상과 천국의 의미를 따로따로 생각할 수 없다는 뜻이다. 육체를 떠난 영혼만의 구원을 생각한다면 교회는 굳이 세상에 존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늘만 쳐다보는 교회는 현세적인 의미가 없으며, 땅만 바라보는 교회도 현실주의에 불과하니 둘 다 종교적인 의미가 없다고 할 것이다. 교회는 이 지상의 모든 가치들을 하나하나 일깨워서 천국으로 인도하는 데 그 영원한 사명이 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모든 신도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빛이요 세상의 소금”이라며 ‘세상’이라는 말을 강조했던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하늘은커녕 땅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오로지 자기 발밑만을 내려다보는 교회들을 보면서 가슴 답답함을 금할 수가 없다. 오늘의 교회가 그 이유 때문에 스스로 일대 위기에 직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 마저도 모르고 있으니 도대체 이것이 진정 교회란 말인가!강단에서는 거룩한 외모를 갖추고 하늘의 메시지만을 외쳐대는 성직자가 수십억짜리 저택에 살면서 5억 이상의 외제 명품 자동차를 굴리고 세상 사는 재미에 푹 빠져 지내다가 나이가 들어 은퇴할 때가 되면 보상금 몇 십 억을 주어야 은퇴를 하겠다며 아예 노골적으로 거금을 요구했다가 제대로 안될 경우 분란을 일으키는 일들이 예사로 일어난다.
오늘의 교회는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단행하던 16세기 당시의 교회보다 더 부패해 있다. 또 교회의 부패상이 사회의 부패상을 능가하고 있으니 부끄럽고 통탄스러울 뿐이다. 사랑의 표상인 십자가를 높이 내어 걸고 안에서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부정과 부패를 일삼는다면 이것이야 말로 ‘양두구육’(羊頭狗肉)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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