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미국생활이 15년이 지났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요즘엔 맞지 않는 빠른 시대에 살고 있으니 15년이란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남편의 직장생활로 미국생활을 시작했기에 내 미래에 대해서 전혀 준비없이 왔고 육아를 하다보니 생각할 시간조차 없었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겠지만 결혼하기 전까지는 음식도 만들어본 적도 없었던 내가 이곳에서는 김치까지도 직접 만들어 생활했어야 했고 그렇게 하기 위해 책도 보고 만들어보기도 많이 했었다. 그렇게 관심을 갖다보니 자연스럽게 요리를 배울 기회가 생기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사람들에게 요리를 가르치는 일까지 하게 되었다. 자신감을 갖고 진심으로 사람들과 나누다보니 한인커뮤니티센터에서 가르칠 수 있는 기회도 생겼고 회사 카페테리아에서 일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되었다. 일을 해 보니 육체적으로 참 힘든 일임을 더 깨닫게 되었고 그때부터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원래 전공이 경영학이다 보니 회계가 가깝게 느껴졌었고 한번 해보자하는 마음과 함께 그동안 미뤄왔던 학교를 찾아갔다. 캘리포니아에서 회계사 시험을 보기 위해선 선행조건이 있는데 내 경우엔 경영학 과목으로 조건이 만족되지만 회계학으로는 학점이수가 더 필요했었기 때문이었다.
영어시험을 보고 수업을 듣기 시작하면서 이렇게 도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고 이런 기회가 내가 미국에 살고 있는 한가지의 특권이라 생각하여 이 기회를 도전하고 이뤄보기로 마음먹고 열심히 수업을 듣고 준비를 했다. 오랜만에 하는 공부라 그런지 처음에 스트레스도 받아 지루성 피부염에도 걸렸었다. 하지만 결과는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성적도 괜찮게 나왔고 학교 생활도 길지 않게 끝낼 수 있게 되었다. 학교 생활을 마친 후 미국 회계사 협회에서 시험을 칠 수 있는 자격이 되었다는 메일을 받고 시험신청을 하게 되었을 때 벌써 절반은 이루어냈구나 하는 생각에 얼마나 내 자신이 대견했는지 모른다. 이 시험을 잘 마무리 짓고 새로운 일에 적응하고 지내면서 아마도 난 또 다른 일을 생각하며 도전할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런 내 모습에 격려의 힘을 보태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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