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로 인한 정통성시비로 끊임없이 퇴진압력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정부는 취임 후 1년 동안 수사방해로 선거부정 공모의혹만 키워왔다. 또 야당과의 소통부족과 일방적 강성조치들은 정치부재, 유신회귀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가하면, 너무 잦은 해외 나들이도 내용 없는 패션외교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이런 때 뉴욕타임스가 박근혜정부의 친일파 옹호교과서 채택시도 실패를 들어 “역사의 교훈을 훼방하려는 위험한 노력” 이라고 비판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신문은 지난 1월13일자 사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친일파들의 민족반역행위를 축소묘사(downplay) 되기를 원하고 있으며 친일 부역행위가 일제강압에 의해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는 내용의 새 교과서를 교육부가 전국고등학교에서 채택하도록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박 대통령과 일본 아베수상이 각각 2차 대전과 친일부역 문제와 관련해 민감한 가족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아베는 패전 후 A급 전범으로 체포된 기시 노부스께 전 수상의 외손자였다는 것, 박 대통령의 선친 박정희는 일제강점기 일본군 장교를 지냈고 1962년부터 1979년까지 한국을 통치한 독재자였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한 한국의 많은 학계 지식인들과 교사, 노조관계자들이 박 대통령의 뒤틀린(distorting) 역사관을 비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외교부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뉴욕타임스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본군 장교였었고 젊은 시절 혈서로 일본에 충성을 맹세한 바 있으며 창씨개명한 일본이름을 2개나 가지고 있는 친일인사였다는 것은 전 국민이 알고 있다.

외교부가 반발하는 것은 새 교과서 채택을 박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것처럼 적시한 내용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지난 2008년 5월 세종문화회관에서 거행된 뉴라이트 대안 교과서 출판기념회에 참석, “청소년들이 왜곡된 역사를 배우고 있다. 뜻있는 분들(뉴 라이트)이 현행 역사교과서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니 이제 잘못된 역사관을 키운다는 걱정을 덜게 됐다”고 연설하였다. 이것은 박 대통령의 역사관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로서 이번 교육부의 조치가 최고통치자의 의지였음을 웅변하고 있다.

처음 대안교과서에서는 친일파를 제외한 온 국민이 존경하는 애국 독립투사 김구를 빈 라덴 같은 테러리스트, 안중근을 테러리스트 김구의 하수인, 일본군위안부를 돈 벌려고 따라나선 창녀라고 기술하였다. 이것이 밝혀져 국민적분노와 비판에 직면하자 내용을 완화하였는데 식민지근대화론에 기초한 친일파옹호의 기조는 변함이 없다. 박 대통령은 선친에게 덧씌워진 친일파 딱지를 벗겨 명예 회복시키려는 강한 의지가 서려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친의 공과 과를 구분, 자신을 아버지로부터 이념적으로 분리하는 것이 보다 중요한 대의라는 국정철학이 요구되고 있다. 그를 성공한 대통령으로 이끄는 첫 과제가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