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부 서민들 전기·개스요금 줄이기 고심
▶ “술 마셔 몸 덥히자” 값싼 와인 잘 팔려, 개·고양이 침대로 불러들여 함께 자기, 옷 가능한 많이 껴입어 움직이기 불편도
미국 동부 연안은 물론 중서부와 남부에 이르기까지 ‘북극 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난방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해당지역 서민들이 추가된 가계 부담을 털어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일부는 난방비를 줄이려 실내온도를 낮추는 대신 옷을 몇 겹씩 껴입었고, 또 다른 일부는 애완동물들을 모조리 침대로 불러들여 온기를 나누는 방식을 택했다.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전기료와 개스요금 고지서를 “혐오 우편물”(hate mail)이라고 부른다.
극지보다 더 춥다는 북동부 지역의 주민들은 겨울휴가를 취소하고 외식을 자제하며 불요불급한 일상용품 구입을 보류하는 등 늘어난 난방비를 상쇄하기 위한 긴축모드에 들어갔다.
한 가지 특이한 현상은 한파 강습 이후 고급와인 수요가 크게 감소한 반면 싸구려 와인 판매가 급증했다는 점이다. 싸구려 와인으로 몸을 데워 추위를 견디려는 영세민과 서민들이 늘어난데 따른 현상이다.
켄터키주 미드웨이에 거주하는 수지 퀵은 월 90달러 정도였던 전기료가 300달러로 껑충 뛰었다며 추가된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외식을 포기하고 실내온도 조절기의 눈금을 화씨 65도로 맞추어 놓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집안이 너무 썰렁해 명주 속옷과 레깅을 있는 대로 껴입고 플란넬 셔츠와 스웨터에 조끼를 입은 위에 스카프를 두르고 모자까지 눌러쓴 채 지내자니 몸을 움직이기조차 불편하다”며 “마치 빈민국 국민으로 전락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수지의 이웃으로 농장주인 제인 앤더슨은 “평소에 비해 세배 이상 늘어난 엄청난 난방비를 줄이려 45파운드짜리 애견 쿤하운드와 두 마리의 고양이를 침대로 불러들였다”며 “할 수만 있다면 마구간의 말까지 데리고 자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개스요금 고지서를 받아본 후 얼굴이 시리지 않도록 수염이라도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푸념했다.
미네소타주 브루클린 팍에 빅토리아풍 주택을 소유한 비키 파치만은 방문 아래의 틈을 타월로 모조리 틀어막아 한풍이 들지 못하도록 했다고 소개하고 “1800년대에 지어진 집이라 난방용 기름을 직접 구입해 사용해야 하는데 1월 경비가 600달러나 나와 기절할 뻔했다”며 “캘리포니아 등 따듯한 지역으로 이주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
한편 강추위의 영향으로 천연개스 선물가격은 이번 달 31% 폭등, 2009년 9월 이후 최대 월간 증가폭을 기록했다.
기상 정보업체 플래내리스틱스를 운영하는 에반 골드는 “이번 한파로 약 6,000만가구가 영향을 입었다”며 “해당지역 가구의 평균 난방비는 월 150달러지만 강추위로 1월과 2월에 각각 최소 50%가량 늘어날 것이며 이에 따라 이들이 지급해야 할 1월 난방비 총액은 4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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