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굴욕에서 항거할 줄 안다는 점일 것이다. 가문의 수치, 민족적 굴욕 앞에 울분을 느끼고 항거하지 못한다면 과연 영혼이 있는 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음악가 말러를 이야기함에 있어 제일 먼저 떠올리게 하는 것이 유대주의 정신일 것이다. 물론 그것은 개인의 불행… 세기말적 철학과 연관된 것이었지만 반 유대주의가 거세게 몰아치던 당시… 홀로코스트 속의 유대인들에게 있어서의 말러의 음악은 단순히 하나의 음악이 아니었다. 그것은 온몸으로 말하고자하는 종교의 또다른 모습… 아니 어쩌면 저항으로 승화된 영혼의 절규였는지도 모른다. 하나의 예술(음악)이 자신을 구도할 수 없다면, 과연 남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인간은 부서짐과 절망없이는 결코 구원받을 수 없는 동물이다. 한 인간으로 태어나 절대 절명의 절벽 앞에 서 보지 않고 과연 인생을 말할 수 있을까? 사람에게 구원이란 한 두 권의 책… 시시콜콜한 교리나 철학이 아니다.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이론일뿐 생명은 아닐 것이다. 끝없이 추락하는 것에서 홀로 선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시련없이 거듭날 수 있는 영혼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돈이면 무슨 짓이든 다하는… 유대인들의 악역에 대해서는 누구나 쉽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영광의 탈출’ … 고난의 언어에 대해서는 인색할 수 밖에 없다. 왜? 인간이란 짓밟기 좋아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기적이고, 온갖 사악한 것은 남일 뿐 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날카롭고, 수척해 보이는… (안경까지 걸쳐 쓴)말러의 모습을 보자. 어딘가 예민하고… 호탕해 보이는 얼굴은 아니다. 솔직 담백하기 보다는 어딘가 꾀많아 보이는 전형적 유대인 얼굴이라고나할까… 말러의 얼굴, 말러의 출신, 말러의 생애… 단 하나도 호감이 가지 않지만 다만 한가지, 인류가 말러를 만나게 된던 것은 그의 음악 때문이었다. 말러는 죽기 1년 전 ‘천인 교향곡’을 구상, 뮌헨에서 초연(1910년)했는데 당시 말러는 딸을 잃은 뒤였고 비엔나 오페라에서도 사직당한 직후였다. 아내였던 알마는 다른 남자와 염문을 뿌리며 말러를 압박했고, 건강상태도 좋지 않았다. 초연에는 합창단 850여명 포함 오케스트라 멤버 170여명이 동원, ‘천인 교향곡’이란 별명이 붙게 되었다. 리하르트 쉬트라우스 , 생상스, 부르너 발터 등이 참석했으며 초연은 대성공… 20분이 넘는 기립 박수 그리고 극장 밖에서는 말러를 보기 위해 군중들로 숲을 이루었다고 한다.
종교적인 송가… 파우스트의 텍스트 등을 대충 얼버무려 (끝인지 시작인지 모르게)연주되는 이 작품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말러는 드디어 영웅이 되었다.(요즘에 와선 평가가 다소 다르지만) 재능은 천박할 수 있다. 그러나 열정은 신의 선물이다. 말러는 왜 천인이나 동원하면서 음악적 성공에 그처럼 목말라했을까? 이미 반 유대주의가 전 유럽을 휩쓸고 있었던 당시, 생활고는 그렇다치고 유전적 질병까지 있었던 말러에게는 성공만이 살 길이었다. 그의 음악이 거창하고 신화적인 웅지로 과장되고 있었던 것도 이러한 핸디캡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그에게있어) 음악이란 필연(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왜? 인간이란 핀치 속에서야 비로소 신을 찾고… 노래할 줄 아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千人으로 노래할 수 밖에 없었던 말러의 恨… 고난이 있기에 음악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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