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25·서울시청)가 왜 ‘빙속 여제’로 불리는지를 완벽하게 보여준 레이스였다.
이상화는 1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74초70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1차 레이스에서 37초42의 코스 신기록으로 선두에 나선 이상화는 2차 레이스에서 37초28의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했다.
첫 번째 레이스는 ‘예열’이었다.
약간 긴장한 기색을 보인 이상화는 첫 100m를 10초33에 끊고는 다음 400m를 27초09만에 내달렸다.
10초33은 이날 1차 레이스에 나선 선수 가운데 가장 좋았지만, 이상화가 올 시즌 보여준 기록치고는 조금 모자란 편이었다.
그러나 100m를 내달린 이상화는 몸이 풀린 듯 거침없이 내달렸다.
나중 400m 구간의 기록(27초09)은 이상화가 한창 ‘기록의 산실’ 캘거리와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연속 세계신기록 행진을 벌이며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뒤 치른 3차 월드컵(카자흐스탄 아스타나)의 1차 레이스(27초10)와 비슷한 수준이다.
카자스흐탄 아스타나의 스포르트팔레스는 일반적으로 아들레르 아레나보다 다소 빙질이 낫다고 알려진 곳이다.
1차 레이스에서 예열을 마친 이상화는 2차 레이스에서는 흠 잡을 데 없는 질주를 선보였다.
이상화의 첫 100m 기록은 10초17.
지난해 네 번의 세계기록 중 세 번째이던 솔트레이크시티 월드컵(36초57) 때 찍은 10초16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상화가 작성한 세 번째로 좋은 첫 100m 기록이다.
해발 고도가 낮고 상대적으로 빙질이 나쁜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나온 기록으로는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어진 400m는 27초11만에 끊었다.
1차 레이스보다는 100분의 2초 늦었지만, 훌륭하다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실수 없이 이어진 질주가 올림픽 신기록을 만들어낸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sncwook@yna.co.kr
<연합 고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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