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개막식에서 성화 점화를 위해 성화대로 향하는 이리나 로드니나(오른쪽).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개회식 최종 성화 주자로 나섰던 이리나 로드니나(65·러시아)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인종 모독 사진’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다.
로드니나는 1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합성사진이 올라왔을 당시 내 트위터 계정은 해킹 당한 상태였다”며 “처음 사건이 발생했을 때 내 입장을 밝히고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섰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로드니나와 오바마 대통령 합성 사진과의 악연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로드니나의 트위터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바나나를 바라보고 있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합성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미국 대통령 부부를 원숭이에 비유하려는 인종차별적인 의도가 담겨있었고 이는 곧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수많은 이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해당 사진은 로드니나의 트위터에서 삭제됐다. 이 과정에서 그는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았다.
해가 바뀌고 소치동계올림픽이 개막을 알렸다.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 스케이팅 3연패(1972년 삿포로동계올림픽·1976년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를 달성한 로드니나는 개회식에서 최종 성화 주자로 선택돼 성화대에 불을 붙였다.
로드니나는 러시아의 ‘살아 있는 피겨 전설’이다. 최종 성화 주자로서 충분한 자격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등장은 잊혀져 가던 ‘오바마 합성 사진 논란’까지 다시 불러일으켰다.
개회식 직후 로드니나가 성화 주자로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드미트리 체르니센코 소치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등이 나서 로드니나를 향한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굳게 입을 다물고 있던 로드니나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지난 8일 개회식을 마친 뒤 “나는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가족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리고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한다”며 “처음 사진이 올라왔을 때 나는 그 사진과 관계가 없고 인종주의도 옹호하지 않는 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어야 했다”고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이어 10일에는 두 번째 글을 올려 “사실 당시 내 트위터는 해킹을 당한 상태였다”며 “이제와 생각해보니 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애초에 문제를 해결했었어야 했다”고 다소 무책임했던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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