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모든 부모는 자녀가 대학에 가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는 것이 미국이나 유럽국가의 부모와 다른 점이다. 한국에서는 고등학교 졸업생 전원이 대학진학을 희망한다. 그래서 대학교의 숫자는 증가 일로의 현상을 보여왔다.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른 자연적 발상이라 하겠다.
현재 한국에는 339개 대학이 존재한다. 그러나 베이비붐 시대 후에 출현한 저 출산 시대는 다른 양상의 문제를 제시한다. 고교 졸업생의 숫자가 줄어드는 현상이다. 2013년의 고교졸업생은 63만1천명인 데 비해서 2014년 졸업생은 39만8천명으로 23만3천명이나 줄어든다. 작년에 비해서 대학의 수요가 37%나 줄었다는 결론이다.
대학이 남아돌아가는 현상이 초래되고 있다. 이 문제를 놓고 정부가 고심하고 있는 모양인데 고심할 일이 아니다.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생길 것이며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많은 대학이 폐교하게 될 것이다. 결국에는 입학생을 충분히 유치하는 대학만 남게 된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원칙이다.
한국 정부는 폐교되는 대학을 구제하기 위해서 고심하고 있지만 정부는 그렇게 할 의무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정부는 대학의 등급을 정하여 점차적으로 정리한다고 하는데, 그 등급을 정하는 공정한 방법이 있을 리 없다.
학생을 유치하지 못하는 대학은 자연적으로 도태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가장 공평한 방법이다. 대학의 자격을 정부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가 정하는 방법이다.
대학이 정리 되면 독일이나 핀란드 식의 대학진학 자격 시험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이들 나라에서 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반 때 ‘아바투르(Abitur)’를 치른다. 이 시험을 통과한 학생만 대학에 진학할 자격을 갖게 된다. 고교 졸업생의 반 정도가 본 시험에 합격하여 대학에 진학하고 나머지 졸업생은 직업학교로 진학하거나 직업을 택하는 길을 간다.
놀라운 사실은 아비투르에 불합격하여 대학에 못가는 학생이나 학부모가 불평 없이 그 시험결과에 승복한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정부나 기업은 직원 모집시 응시자격을 대학졸업 이상이라고 공고한다. 자녀들의 결혼을 주선하기 위한 혼담에서도 출신대학을 거론한다. 이렇게 대학졸업 간판이 한국인의 생활에 깊게 자리 잡고 있는 현실에서 만약 고교 졸업생의 절반이 대학진학을 포기해야 한다면 학생도 학부모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제도가 정착될 때까지 소요가 예상되지만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아비투르”는 시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진학한 학생들에게 학자금 융자를 보다 폭넓게 시행해야 한다. 재학기간에는 이자가 발생하지 않으며 졸업 후 일 년 후부터 상환을 시작토록 하는 방법이다.
미국에서는 대학생의 대부분이 학자금 융자로 대학을 졸업한다. 의과대학과 같이 수업기간이 긴 학업에 임하는 학생의 부채는 상당한 액수에 달한다. 졸업 후 융자금을 상환하는데 10년, 20년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대학 졸업생의 전부 또는 대부분이 취업하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학생은 조기에 자신의 직업을 선택함으로써 시간 낭비 없이 그 분야에 정착할 수 있게 한다.
국가의 장래는 교육제도에 달려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