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차 레이스는 아쉬워…2차 레이스 때 만회해 기뻤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이상화가 11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경기 종료 후 열린 플라워 세리머니에서 시상대에 오르며 관중들을 향해 손인사를 하고 있다.
시상대 위에 선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의 눈에는 눈물이 살짝 맺혀 있었다.
늘 당당한 모습이던 이상화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눈물을 막지 못했다.
이상화는 1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74초70을 기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보니 블레어(미국·1988캘거리~1992알베르빌~1994릴레함메르)와 카트리나 르 메이돈(캐나다·1998나가노~2002솔트레이크시티)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여자 500m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2차 레이스에서 그야말로 흠잡을데 없는 완벽한 레이스를 선보여 37초28을 기록, 2002년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에서 르 메이돈(캐나다)이 수립한 37초30의 올림픽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솔트레이크시티의 유타 올림픽 오벌과 비교해 아들레르 아레나의 빙질이 좋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이상화의 질주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이날 레이스를 마친 직후 이상화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이상화는 "레이스를 마치고 나서 경기 결과를 봤는데 감동이 밀려왔다"며 "1차 레이스를 마치고 자전거를 타면서도 눈물이 났다. 지금까지 해온 것을 생각하면 괜히 짠해진다"고 털어놨다.
눈물이 날 만도 했다. 올림픽 2연패라는 영광의 순간을 위해 그는 자신을 끊임없이 단련하고, 또 단련했다. 왼 무릎에 물이 차 재활을 병행하며 주사를 맞아야 했지만 이를 버텨냈다.
이상화는 "무릎이 좋지 않은 지 오래 됐다. 무리하면 왼 무릎에 물이 차고 아프다. 재활을 병행해왔고, 주사를 맞고 있다"며 "지난해 여름에 주사를 맞은 후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심리적인 압박감과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상화는 "2연패 도전이 쉽지는 않았다. 긴장감 속에서 해야 한다는 자체가 굉장히 두려웠다"며 "하지만 그것을 이겨내 굉장히 기분이 좋다"고 스스로를 칭찬했다.
이상화는 1차 레이스부터 압도적인 면모를 과시했다. 1차 레이스에서 37초42로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눈 앞에 둔 이상화는 2차 레이스에서 초반 100m를 10초17로 통과한 뒤 37초28이라는 올림픽신기록을 작성했다.
"1차 레이스는 조 편성이 좋지 않았다. 브라타니 보우가 초반 100m 기록이 좋지 않은 선수여서 아쉬운 기록이 나왔다"는 이상화는 "하지만 2차 레이스에서 만회했다. 기쁘다"고 밝혔다.
올림픽기록을 경신한지 몰랐다는 이상화는 "2연패를 이룰 수 있을까도 의문이었다. 내가 이렇게 탈 줄은 몰랐다. 정말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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