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명피해 속출, 지난 6주 동안 10명 물려 죽어
▶ 엄습분노한 주민들 “우리가 잡겠다. 총 달라” 항의시위, 정부, 추적나서자 학생들은 ‘호랑이 구하기’ 캠페인
정부가 고용한 명사수 뉴왑 샤프트 알리 칸(맨 위)이 국립공원에서 식인 호랑이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호랑이에 물린 희생자들은 채 설명하기도 전에 다 숨졌으니 호랑이의 모습은 자세히 알 길이 없다. 그러니 조각조각 이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알려진 ‘그녀’- 암호랑이는 한낮에 광활하게 뻗은 가로질러 다니며 인간의 영역 깊숙이까지 들어오는데 상당히 익숙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 호랑이가 사람을 먹기 시작한 것은 처음 3~4명을 물어 죽인 후부터다. 전문가들은 ‘그녀’가 마치 잡은 사슴을 먹듯이 엉덩이부터 먹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호랑이의 짓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지난 6주 동안 이 ‘식인 호랑이’에 희생당한 사망자는 지난 주말로 10명으로 늘어났다.
주민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곳은 자칫 멸종위기에 처한 벵갈 호랑이에 대한 개체수 늘리기 보호조치가 취해진 지역들이다. 보호조치 성공으로 호랑이 개체수는 계속 증가 중이어서 결국 “이 같은 피해는 보호조치 성공이 치른 대가”라고 인도의 야생보존학회를 이끌어가는 생물학자 울라스 카란스는 말했다.
20세기 초 인도의 호랑이는 4만 마리에 달했었으나 인도 전국호랑이 보존당국에 의하면 현재야생에 서식하는 호랑이는 4,000 마리 정도다. 이 같은 발표이후 지난 몇 년 호랑이와 이들이 서식하는 야생 숲 보호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펼쳐져 왔다. 그러나 보존노력이 효과를 보면서 호랑이 개체수가 늘어나자 이번엔 예상치 못한 참변이 발생하고 있다. 반톤짜리 거대한 맹수가 인간의 마을을 침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말 12월 29일 첫 희생자가 발생한 이후 공포가 고조되고 있다.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쉬 지방 사탕수수 밭에서 한 농부가 물려죽은 첫 사건이 발생 한지 1주 만에 20마일 북쪽 지점에서 한 청년이 “함께 서 있던 누이의 목을 호랑이가 물고 사탕수수 밭으로 들어갔다”고 TV보도진에게 증언했다. 짐 콜벳 국립공원으로 향한 북쪽으로 90마일 길을 따라 호랑이의 공격은 계속되었다. 숲이 울창한 이 국립공원은 세계에서 최대 호랑이 밀집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지난 일요일 아침, 짐 콜벳 국립공원 내에서 람 차란(45)이라는 한 근로자가 차를 타고 가다 소변을 보려고 차에서 내렸다. 한 댐에서 다른 댐으로 그를 태워다주던 요게쉬 쿠마르(37)는 차란의 비명을 들을 때까지는 “그저 유쾌한 보통 날”이었다고 말했다. “살려줘요, 살려줘요! 나 죽어요, 나 죽어요!”라는 절규를 듣고 달려간 쿠마르가 발견한 것은 숲속으로 60피트 들어간 곳에 허벅지가 찢겨진 채 쓰러져 있는 차란이었다.
네 아이의 아버지인 차란이 사망한 후 분노한 마을 주민들은 삼림관리초소를 둘러싸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총을 달라, 우리가 호랑이를 잡아 죽이겠다, 당신들 가족이 죽었다면 우리의 고통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외쳤습니다. 분노와 공포가 함께 뒤섞이면서 주민들의 감정은 상당히 격렬해졌지요”라고 한 고위 담당관리는 전했다.
2마리의 코끼리를 앞세운 400명이 숲을 수색하기도 했고 삼림청에서 의뢰한 명사수들이 3주째 이 지역에서 잠복 중이지만 아직 호랑이는 찾지 못했다. 호랑이가 더 깊은 숲 속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10여명의 사수들은 코끼리 타기를 포기하고 아침부터 일몰까지 도보로 수색 중이다.
수색대는 약 5인치 폭의 발자국으로 보아 암놈으로 추정된다면서 한 발이 땅에 완전히 닿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부상을 당한 듯하다고도 전했다. 인도 야생보존학회 사무국장 벨린다 라이트는 “첫 3~4명을 죽인 후부터 공격 형태가 눈에 뜨이게 달라졌다”면서 “사람 죽이기가 쉽다는 것과 상당히 맛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듯하다”고 설명했다.
라이트 사무국장은 ‘식인’이 된 호랑이는 반드시 죽여야 하는데 포착하기가 상당히 힘들다면서 “그들은 언제 어디서든 출몰해 곁에 선 사람들도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 희생자를 물어 가는 게 마치 유령과도 같다”고 말했다.
“그냥 두면 계속 사람을 해칠 테니까 죽이는 것 외엔 대안이 없다”고 대기 중인 사수 산자이 싱도 동의한다. 호랑이 잡이에 나선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매우 위험한, 그러나 스릴만점의 게임입니다”
인도와 네팔 등 호랑이 서식국가들은 2010년 회의를 통해 2022년까지 호랑이 개체수를 2배로 늘리기로 합의한 바 있으며 이번 주에도 인도에선 ‘호랑이 살리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전국 곳곳에서 학생들의 자연보존 집회가 열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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