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컨트리 남자 15km 개인출발에 출전한 노르웨이의 크리스 예스페르센이 결승선을 통과한 뒤 설원에 누워있다. 경기가 열린 14일(현지시간) 오후 러시아 소치의 날씨는 섭씨 19도까지 올라갔고, 에스페르센은 반소매와 반바지를 입고 출전했다. (AP=연합뉴스)
반소매와 반바지 차림으로 설원에 선 스키 선수까지 나왔다.
동계 올림픽 개최지에 어울리지 않는 러시아 소치의 더운 날씨가 연출한 이색적인 장면이다.
크리스 예스페르센(31·노르웨이)은 14일(현지시간) 라우라 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15㎞ 개인출발 경기에 반소매와 반바지를 입고 출전했다.
경기가 시작한 현지시간 2시, 소치의 기온은 18도였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예스페르센의 사진을 게재하며 "예스페르센은 전혀 추위를 느끼지 않는 듯 거리낌 없이 팔과 다리를 노출했다"고 전했다.
예스페르센은 39분30초6, 6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눈 위에 드러눕기도 했다.
데일리메일은 "땀을 흘리지는 않았지만 눈 위에 누워도 춥지 않은 듯 했다"고 묘사했다.
미국 날씨예보 사이트 ACC웨더닷컴은 15일(한국시간) "올림픽 기간 중 소치의 평균기온은 8도로, 역대 동계 올림픽 평균 기온인 4도보다 배나 높다"며 "이상 고온 현상을 보였던 밴쿠버 올림픽(7도)보다 높은 역대 최고 기온"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분간 따뜻한 날씨가 계속될 것이며 비가 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설상 종목 선수들의 소치의 높은 기온 탓에 훈련에 애를 먹고 있다.
미국 USA투데이는 "현지시간 14일 오후 기온이 14도까지 올라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들의 훈련이 변경되거나 취소됐다"고 전했다.
국제스키연맹 관계자는 "낮에는 훈련이 어려울 정도로 눈의 경도가 약하다"며 "해가 지고 기온이 떨어져야 훈련이 가능한 상황이라 훈련량이 부족한 선수가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러시아 올림픽 관계자는 "아직 날씨 때문에 취소된 경기는 없다"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인공 눈 등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대회를 마칠 때까지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곳곳에서 ‘겨울 축제’답지 않은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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