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스하키 예선 2차전서 혼자 6차례 슛아웃
▶ 3대2 역전승 견인… 팀은 3연승으로 8강 선착
15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 아이스하키 A조 예선 2차전에서 미국의 포워드 T.J. 오시가 슛아웃에서 러시아의 골텐더를 피해 슛을 날리려 하고 있다.
미국 아이스하키팀이 슬로바키아에 이어 난적 러시아와 슬로베니아를 잇달아 꺾고 8강 진출을 확정했다.
미국은 동계 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아이스하키 A조예선에서 3연승을 달리며 우승을 향한 장밋빛 희망에 부풀고 있다.
미국은 15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고 있는 동계 올림픽 예선 2차전에서 러시아를 8회까지 주고받는 슛아웃(승부치기) 승부끝에 3대2로 누르고 승리했다. 미국은 다음날인 16일 약체 슬로베니아를 5대1로 눌렀고 지난 13일 슬로바키아와의 예선 1차전에서는 7대1 대승을 거뒀다.
미국과 러시아의 예선 2차전 경기는 한편의 장편 드라마와 같았다. 미국의 슛아웃 귀재로 불리는 프로하키 세인트 루이스 블루스의 포워드 T.J. 오시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메데베데프 총리등 고위 인사와 2만에 가까운 러시아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쏟아지는 소치의 볼쇼이 아이스돔에서 8차례 슛아웃중 혼자 6차례 나서 미국에 짜릿한 역전승의 기쁨을 안겨 줬다.
미국의 언론들은 일제히 그를 영웅으로 치켜세우며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미국과 러시아는 2연패를 노리는 캐나다와 함께 이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다. 특히 세계 최고 리그인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를 운영중인 미국과 이에 못지 않은 동유럽 아이스하키 리그인 콘티넨탈하키리그(KHL)에서 에이스인 러시아와의 자존심이걸린 승부여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미국과 러시아는 치열한 공방 끝에 골을 주고받으며 2대2 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자 연장에 돌입했다. 하지만 연장에서도 승부가 가려지지 않았고 양팀은 축구의 승부차기와 같은 3차례 슛아웃(승부치기)에 들어갔다.
여기서도 1대1로 승부가 나지 않자 승부가 날때까지 계속되는 서든대스슛아웃를 펼친 끝에 8차례 만에 오시가 골을 성공시켜 미국에 짜릿한 승리를 안겨줬다.
이날 오시는 첫번째 슛아웃을 성공시켰고 서든데스 슛아웃 5차례에 모두 나와 5번째와 6번째 그리고 승부를 결정지은 8번째 슛아웃을 성공시키는 놀라운 집중력을 과시하며 미국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올림픽 하키경기는 미국 프로하키리그와는 달리 3차례 주어지는 정규슛아웃 이후에도 승부가 살리지 않을 경우 나머지 슛아웃에 한 선수가 계속 나오는 것을 허용한다. 이날 정규 슛아웃 이외의 모든 슛아웃은 오시가 도맡았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러시아는 3피리어드 4분40초 남긴 상황에서 피오도르 티우틴이 롱샷을 날렸으나 골대가 움직여 승리를 거머쥘수 있는 순간을 놓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미국의 골대 고정핀이 뽑아져 골대가 뒤쪽으로 밀려나 있었던 것이다.
경기후 LA킹스에서 뛰고 있는 러시아 대표팀의 디펜스 슬라바 보이노프는 야후 스포츠 기자에게 미국 골키퍼(골리)인 퀵이 고의로 골대를 뽑아 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와 경기를 자주 했는데 그의 스타일이 그렇다”고 비아냥댔다.
아이스 하키는 예선전에서 모든팀이 점수에 따라 1위부터 12위까지 등수를 매기게 된다. 상위 4팀은 준준결승에 오르게 되며 나머지 8팀은 자기들끼리 준준결승전에 오를 4팀을 뽑기 위해 다시 경기한다.
출전 12개국이 3개조로 나눠 진행될 소치 올림픽 남자부 아이스하키예선리그는 A조에 러시아, 미국,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가 포함됐다. B조에는 캐나다, 핀란드, 노르웨이, 오스트리아가 겨룬다. C조에는 스웨덴, 체코와 스위스, 라트비아가 배정돼 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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