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벌이 귀화 원인 아냐…나 때문에 시끄러워지는 것 원치 않아"
▶ "우나리 씨와는 한국서 혼인 신고…결혼식만 안 올린 부부 관계"
(소치=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러시아 숏트랙 대표팀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22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코칭스태프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러시아 숏트랙 대표팀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22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러시아 국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안현수는 이날 5,000m 계주까지 금메달을 따내 대회 3관왕을 달성했다.
러시아로 귀화해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나서 8년 만에 3관왕을 재현한 ‘숏트랙 황제’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는 "지금 이 올림픽이 내게는 잊을 수 없는 최고의 대회"라고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안현수는 2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남자 500m와 5,000m 계주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따낸 뒤 기자회견에서 "선수로서 최고의 위치에 올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문을 뗐다.
그는 "8년 동안 많이 준비한 것이 이렇게 기쁜 날을 만든 것 같다"면서 "첫 종목인 1,500m는 내게 어려워서 메달을 목표로 나섰는데 그때 달성한 것이 나머지 경기를 부담 없이 치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이어 "올림픽 전에 러시아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던 숏트랙을 알리는 것이 목표였는데 뜻을 이뤘다"면서 "선수들이 서로 힘이 됐기에 계주에서 정말 메달을 따고 싶었는데 꿈을 이뤄내 기쁘다"고 밝혔다.
안현수는 특히 계주 금메달을 두고 "선수단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종목"이라며 "서로 자신감과 믿음을 얻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림픽에서 8번째 메달을 따내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과 함께 숏트랙 최다 메달리스트가 된 것에 대해서는 "오노가 세 번의 올림픽에서 매번 메달을 따낸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그와 경쟁했던 것도 지금 좋은 성적을 거둔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운동을 계속할지는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이야기하겠지만 당장 그만둘 생각은 없다"면서 "주위 분들과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음 올림픽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더 나갈지 안 나갈지도 고민해봐야 한다"면서 "지금 이 올림픽은 내게 잊을 수 없는 최고의 대회"라고 말했다.
안현수는 메달리스트가 의무적으로 하는 기자회견 이후에 추가로 러시아빙상연맹 측과 함께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안현수는 "파벌은 있었지만, 귀화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자신이 선발되지 못하면서 논란이 된 2009년 국가대표 선발전에 대해 "2008년 무릎 부상 여파로 4번 수술을 받았고 선발전 이전에 한 달 밖에 운동을 못했다"면서 "특혜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시간이 부족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08년 좋은 대우를 받고 성남시청에 입단했는데 한 달 뒤에 다쳤다. 노력을 많이 했는데 팀이 해체됐다"면서 "저를 원하는 다른 팀이 없었고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기에 마음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올림픽에 꼭 한 번 다시 나가고 싶었기에 저를 위한 선택을 했다"면서 "저를 인정하고 믿어줬기 때문에 러시아를 선택했고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또 "두 나라에서 운동해 본 결과 선수 각자에게 맞는 운동이 있다"면서 "각자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갖고 대표팀이 활동할 수 있는 걸 러시아에서 느꼈다"면서 러시아의 맞춤형 관리가 부활의 요인이었음을 재차 설명했다.
한국 빙상계에 대한 생각을 묻자 안현수는 ‘후배들’을 언급하며 힘든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제 성적이 한국 선수들과 맞물려 보도되는 게 올림픽 내내 힘들었다"면서 "4년 동안 준비한 선수가 무슨 죄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앞으로 저 때문에 한국에서 시끄러워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여자친구로 알려진 우나리 씨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했고, 결혼식만 안 올린 부부 관계"라고 밝히면서 "러시아 측에서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항상 같이 다니고 큰 힘이 되어준다"고 설명했다.
안현수와 함께 나온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러시아빙상연맹 회장은 "이번 올림픽에서 러시아의 숏트랙이 많이 발전했는데 이는 안현수가 이끈 것"이라면서 "앞으로 감독으로도 러시아에서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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