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년간 성노예 리치몬드 여성의 절규
▶ 가해자는 52세 친척남성, 22년형 선고
13살 친척소녀를 감금해 14년간 성노예로 부려온 리치몬드시 폴 오초아(52)가 지난 2월 11일 22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날 오초아는 아동 감금 및 강간 등 자신의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안 와그너 지방검사는 "오초아는 가석방되기 전 최소한 형량의 85%(약 19년간)는 감옥에 수감돼 있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오초아는 남은 생 동안 성범죄자로 낙인이 찍힌 채로 살아가게 된 것이다.
▲한통의 전화가 인생을 바꿨다
2012년 8월 16일 리치몬드 경찰국 미치 페이소토 경관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경찰서로 폭주하는 전화를 받다가 한 여성의 목소리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알아차렸다.
전활 건 여성은 "최근 가출했다"고 밝히며 "자신의 친척이 가출신고를 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페이소토는 "당신은 27살 어른이니 누구의 허락을 받지 않고도 떠날 수 있다"고 답했다. 당시 48세였던 페이소토는 피해여성이 자신의 딸처럼 생각돼 질문을 이어가다가 도저히 믿기지 않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는 13살 이후 가족인 남성에게 일주일에 2-3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페이소토는 피해여성의 진술을 장시간 들은 후 댄 넬슨 성범죄 전담 수사관과 함께 오초아의 유죄증거를 포착하고 신속히 움직였다. 그리고 아내의 응급상황으로 산파블로 메디컬센터에 있던 오초아를 체포했다.
▲허름한 창고에서 지옥같은 생활
경찰은 후에 오초아의 집을 수색했을때 피해여성이 반복적으로 강간 당한 합판 창고(plywood shed)를 뒷마당에서 찾아냈다. 창고 내부는 지저분했고 침대는 허름했다.
피해여성은 홈스쿨링으로 정규학교에 다니며 사람들들과 관계를 맺지 못할 환경에 있었고, 오초아 조경회사에서 회계장부담당자로 일해 오초아의 감시권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일거수일투족을 체크당했다. 심지어 화장실가는 것도 감시를 받았다. 15살때는 가족 일원의 성인식 축하파티에서 한 소년과 춤을 췄다는 이유로 오초아가 분노해서 피해자를 알몸으로 세워놓고 그녀의 드레스를 뒷마당에서 태우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27살이 되어서 피해여성은 가족 형제의 도움으로 탈출했다. 화장실에 간다고 오초아에게 말해놓고 형제가 대기한 차를 타고 도주해 3일간 버클리에서 숨어살았다. 도주 사실을 안 오초아가 ‘(피해여성을) 찾아내기만 하면 죽여버리겠다"며 혈안이 돼자 피해여성은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제이시 듀가드 사건과 유사
오초아에게 당한 피해여성 사건은 18년간 앤디악에서 성노예로 살았던 제이시 듀가드(Jayce Dugard) 사건과 유사한 점이 많다.
듀가드 역시 11살에 레이크타호에 납치돼 납치범인 필립 가리도와 18년간 살면서 섹스를 강요당했고 결국 두아이를 낳기도 했다. 그녀 역시 앤티악 근처 가리도의 집 뒷뜰 은신처에서 갇혀 지냈다.
페이소토 경관은 "피해여성은 무엇이 잘못 됐는지 모르고 있었다"면서 "무덤덤하게 자신이 당한 일을 털어놨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여성뿐 아니라 오초아의 온 가족이 모두 오초아에게 세뇌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면서 "피해여성이 그 상황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밝혔다. 페이소토는 "수년간 살해사건을 맡고 수많은 살인자들을 감옥으로 보냈지만 오초아가 가장 악질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신속히 해결한 페이소토 경관은 지난 17일 표창을 받았다. 카운티 역사상 가장 끔찍한 성범죄를 발빠르게 대처한 공로로 수상했다.
경찰은 피해여성의 사생활을 많은 부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자주 이사를 다니며 그녀 자신만의 인생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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