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눈을 무척 좋아한다. 어릴 적 하얀 눈이 펑펑 날리는 날은 강아지처럼 뛰어 다녔고 온 몸이 절절 끓도록 아파도 눈사람은 꼭 만들곤 했다. 지금도 눈 내리는 정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고통과 슬픔이 하얀 눈 속에 다 녹아 버린다.
한 20년 전의 일이다. 남편과 외출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예상외로 눈이 많이 쏟아져 하이웨이를 막 빠져 나가는 출구에서 차가 팽 돌아 반대 방향으로 멈추어 섰다. 뒤에서 오던 차 운전자는 ‘이곳은 나가는 길’ 이라고 소리쳤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불안과 공포로 떨고 있을 때 어떤 키 큰 백인이 문을 두드리며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는 자기 차에서 삽을 들고 한참을 걸어와 눈을 치우며 핸들을 침착하게 꺾고 차를 돌려주어 나갈 수 있게 해주었다. 하늘에서 내려온 하얀 천사 같았다.
감사표시를 하려했더니 극구 거절하며 대신 명함 하나를 건네주곤 사라졌다. 포드 자동차의 세일즈맨이었다. 그때가 2월이라 매년 이때면 기억이 새롭다. 지금도 길거리에서 눈으로 인해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보면 도와주고 싶다.
요즘 즐겨보는 한국 드라마가 있다. 눈을 배경으로 사랑이 싹튼 남녀 간의 눈처럼 아름답고 순수한 참사랑의 이야기가 마음을 애잔하게 한다. 인생에서 사랑의 힘보다 더 위대한 게 있을까?부부가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처럼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덮어주고 좀 섭섭한 마음이 들더라도 따뜻하게 서로를 안아주며 산다면 노후가 더 행복하지 않을까? 사랑의 달 2월에 참사랑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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